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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은 아름답다
우은정 지음 / 한언출판사 / 2012년 6월
평점 :
책의 시작은 사법시험 준비를 하던 시절의 과정이 짧게 요약되어 나와있다.
그 글들을 보며 여행책에 이런 얘기가 왜 나오나 싶어서 잠깐 의아했었지만, 그것은 곧 글쓴이의 엄청난 열정과 노력에 빠져들어 잊게 되었다.
엄청난 시험인만큼 이렇게 엄청나게 공부하는 사람들만 합격할 수 있는거구나 하는 마음이었다.
초반의 사시준비얘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행얘기가 시작되었음에도 초반의 속도를 받아서인지 책장이 잘 넘어갔다.
보통의 사람들이 여행에 대한 환상을 지니고 있지만 실제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여행수기 성격을 띈 책이 인기가 많은 것인지 모르겠다.
나 역시 가끔 여행에 관한 책을 읽으며 내가 직접 여행을 떠난 느낌을 약간이라도 느끼려고 한다.
그들이 그 곳에서 직접 느꼈을 벅차오름을 글이나 사진을 통해 조금이나마 전해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무려 330일간의 여행을 떠났는데 특히나 공부할 때 눈 앞에 세계지도를 붙여놨었다는 대목을 읽으며 다시 한번 사람은 행동하는 사람과 행동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인가 싶었다.
아프리카와 남미를 중심으로 여행기가 펼쳐졌는데 그들은 대부분 개도국이거나 가난한 나라였는데 그 점이 내 관점과 일맥상통했다.
책에 나오는 벌레와 더위, 질병, 현지인들의 여행자에 대한 횡포 등을 보며 굉장히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간간히 나오는 사진에는 그걸 잊을 수도 있을 것 같은 풍경들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여행책으로는 드물게 사진도 별로 없고 그나마 나와있는 사진들도 흑백이었지만 글로도 이미 여행의 느낌을 흠뻑 받았다.
초반에 공부하는 내용이 나올 때 사시공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내 편견과는 다르게 집안 경제사정도 별로 좋지 않고 빠듯한 것 같아서 감동을 받은 부분이 적지 않았는데 끝으로 갈수록 역시 이런 인생은 보통의 사람이 아닌 난사람만이 가능한 것인가 싶은 생각에 씁쓸해졌다.
여타의 여행수기 책과 마찬가지로 나의 여행욕을 충분히 불태워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