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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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등은 모든 인종과 남녀노소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일까?
가난한 흑인여성으로 미국의 남부지방에 살아가야하는 그녀의 인생의 무게란 나의 상상력을 초월했을것이다
얼마전 <헬퍼>라는 영화를 보았다 링컨에 의해 노예에서는 해방되었을지 몰라도
여전한 차별을 당연한 숙명으로 받아드렸던 흑인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마야 엔젤루 역시 미국백인남성보다 2배 (나는 10배쯤이라고 생각한다)는 더 불리한 환경에서 살아야했다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백인들에 비해 그녀는 조롱안에 갇힌 새일 수 밖에 없었다
조롱 안에 갇힌 새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멋진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그녀의 노래가 그녀를 가두었던 조롱을 열어주었으며
파란만잔한 삶을 가장 멋진 드라마로 만들었다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의 집으로 또 어머니 집으로 아버지의 집으로 떠돌아야했고
8살에 당한 끔찍한 사건으로 4년동안이나 실어증에 걸리고 만다
인종차별을 이기고 샌프란시스코의 첫 흑인 전차차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16살에 미혼모가 되어 아이를 출산하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작품해설에서는 그녀는 창녀촌의 마담으로 일하기도 했고 배우로 가수로 쇼걸로   
사회운동가, 교수로 변모해간다고 하니 이 책의 후속편을 읽지않을 수 없을 듯하다 
 
자서전이라면 지적이고 교훈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자서전'도 있구나 하며 읽었다
자서전이라는 사전 정보가 없었다면 재능있는 작가가 쓴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섬세하고 유려한 표현들이 읽기의 즐거움을 주었다
토머스목사의 이야기는 시트콤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재미있는 대화체며 예배시간의 정신없는 소동의 묘사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히죽 웃어버렸다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미국의 남부의 흑인소녀의 삶의 무게에
내 가슴마저 답답해진다 격하지도 과장하지도 슬프지도 않은 그녀의 글에 더 슬픈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너무나 직설적이고 담담한 성에 대한 이야기는 '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하지?' 하며 살짝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책이 한 때는 청소년들의 금서였다는 말이 이해되기도 한다
 
모든 차별과 인습을 뛰어넘은 그녀의 유년시절과 청소년시절의 모습을 담담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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