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처럼 나도 자연스러운 상태로 살겠다는 마음이 된다. 어딘가를 내 땅, 나의 집으로 뿌리를 내리고살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어진다. 내가 식물이 아니고 동물인데, 왜 뿌리를 내리려고 했을까? 내가 사는 동안은 내가 사는 곳이가장 좋은 곳이고 그게 아니라면 어디로든 갈 것이다. 그러려면아름다운 집이 짐이 된다. - P34
그는 들어갔고 나는 먹은 걸 모두 토해 냈다. 빌어먹을점심, 아니면 감자나 와인이었을 것이다. 저 여자를 지독하게 원했기 때문에 뱃속에 어떤 것도 담아 둘 수 없었다. - P17
"상상해보렴. 262년이야. 그게 네가 연결된 시간의 길이란다. 넌 이 시간에 걸쳐 있는 사람들을 알고 있는 거야. 너의 시간은 네가 알고 사랑하고 너를 빚는 누군가의 시간이야. 네가 알게 될, 네가 사랑할, 네가 빚어낼 누군가의 시간이기도 하고, 너의 맨손으로 262년을 만질 수 있어, 할머니가 네게 가르친 것을 너는 손녀에게 가르칠 거야. 2186년의 미래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 P28
나의 책들은 모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혹 펼쳐지기를, 그러다 문득 전부 읽히기를, 가끔 표지를 내세우고 있기를. 그리고 한 번 더 읽히기를요. - P85
지금 좋다고 느끼는 것 앞에서 머뭇거리면, 다음에는 똑같은 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지금은 늘 가던 여행지에 갈 수 없고, 바다 건너의 친구를 만날 수도 없지요. 안타깝게 놓쳤던다음들을 떠올리면 고개가 숙여지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에 버금가는, 어쩌면 지금 안에서 으뜸인 하루를 이제부터 찾아보려고 합니다. 어느 때를 살든 더 이상 머뭇거리고 싶지 않습니다. - P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