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위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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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여섯 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시선으로 종말의 풍경을 담아낸 앤솔러지!!! 내가 좋아하는 아포칼립스 소재라 고민도 없이 서평단 모집글에 손번쩍...

개인적으로는 앤솔러지 제목이 담겨있는 <침착한 종말>이 제일 취향이었는데... 인공지능 의원들의 투표로 인해 종말이 '선언'되는 장면도 재미있었지만 그 이후에 아 설마 하루아침에 갑자기 그러겠어...? 진짠가...? 하면서도 일단 출근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내 모습 같아서 동질감이 느껴졌다ㅠㅠㅎㅎ 실질적으로 종말이 확정된 후에도, 종말이 닥쳐올 걸 알면서도 소설의 뒷이야기를 찾아 충동적으로 떠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오래된 구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종말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기존 매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살풍경한 도시의 정경이라든가, 서로 뺏고 뺏기는 살벌한 적자생존의 풍경을 그린 이야기는 없다. 갑작스러운 종말 예고에 비관에 젖어 무기력하게 쳐져버리는 그런 이야기도 없다. 종말은 마치 일출과 일몰처럼 피할 수도 없게 시시각각 가까워지고 있지만 그래도 주인공들 모두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종말이 다가올 때 우리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고 있는 앤솔러지라는 느낌. 아, 물론 폭주기관차처럼 종말을 향해 적극적으로 달려가는 <죽이는 것이 더 낫다> 제외^^;; 하지만 적극적으로 종말을 추진하는 이런 이야기도 또 색다르고 재미있었다.

세상 다 멸망하면 좋겠다...싶은 생각 들 때 읽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소설집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잃었던 인류애를 약간은 회복해주는 소설집에 가깝다는 느낌!


(출판사로부터 서평용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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