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교토 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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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이미 유명하신 유홍준 교수님이 여행자의 시각에서 교토의 정수만을 담은 <여행자를 위한 교토 답사기>를 출간하셨다길래 냉큼 서평을 신청했다.


교토는 이미 두 번 방문한 적이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추억여행도 하면 좋겠다~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알찬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었다.


책은 여행자를 위한’ 교토 답사기를 표방하고 있지만 국지적으로 교토에 있는 유물과 명소에 대한 이야기를 유명세나 중요도, 방문객 순, 이름 순 같은 단순한 방식으로 나열한 책은 아니다. 사실 관광 가이드 목적으로만 이 책을 읽는다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은 마치 학술답사를 하듯이, 교토를 중심으로 꽃피운 역사와 문화를 설명해주며 그 흐름에 따른 굵은 곁가지로 유물과 유적지를 이야기하는 책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교토를 여행하면서 굉장히 일본적인 도시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었는데 책을 읽으며 오히려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도래인渡來人이다. 주로 5~7세기 사이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들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고대 일본의 여러 문화나 풍습, 그 중에서도 특히 불교미술의 많은 요소가 이 도래계에서 나왔거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생 때 들었던 교양 일본사 수업 덕분에 아스카 문화의 상당 부분이 백제와 고구려의 영향을 받아 꽃피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까지 깊게 관련이 있었다는 것은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되었다. 특히나 유물 하나하나를 상세하게 사진과 함께 설명해주니 어떤 부분이 도래계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고 또 어떤 부분이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부분인지 더 잘 알 수 있었다.


마침 얼마 전에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을 방문하여 반가사유상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있었는데, 반가사유상과 형제처럼 닮은 목조 불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반갑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영향을 받았다니 신기하기도 하고……. 불상의 뿌리를 찾기 위해 여러 학자들이 달려들어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있는 것도 왠지 대단하게 느껴졌다.


내년 초에 집안 어른들을 모시고 교토를 한 번 더 방문하게 될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배운 내용들을 머리에 잘 넣고 가서 기존과는 또 다른 감각을 건져올 수 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서평용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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