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져버린 사법고시... 대학시절 신림동에 살면서 수많은 고시생들을 보았었다. 낡아빠진 츄리닝과 슬리퍼는 그들의 트레이드 마크였고 얼굴 가득 공부에 찌든 누렇게 뜬 그들의 얼굴리 잊혀지지 않는다. 한 사람 겨우 누울 수 있는 비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 공부에 매진하는 그들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서글픔이 느껴지곤 했었다.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 겨우 합격하여 그곳을 탈출했다는 무용담 아닌 처절한 인생 성공기에 기쁨보다는 허무함이 컸었다. 고시라는 관문을 향해 한 줄로 늘어선 그들... 그들 중 대부분은 아님을 알고 돌아섰어야 했는데 용기가 그럴 자신이 없어 그대로 남아있었을 그들도 자신의 길을 이후라도 찾아갔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