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이야기 속마음이 궁금했다.
관성이란 집요한 것이어서 항상 함께였던 이가 없을 때 느끼는 허전함이 때때로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나는, 이러려고 나온 것이니까. - P69
테라스 뒤편 투야나무 울타리로 해가지는 저녁마다 풀꽃다발은 불그스름한 석양빛 속에서 얼마나아름답게 반짝였는지. 그 시기 새들이 종종 우리의 테라스로찾아왔다. 꽃다발 속 알갱이가 여문 싱싱한 풀씨를 먹으려는것이다. 우리는 새로 만든 풀꽃다발을 기둥에 걸고 이전의 다발은 화로 속으로 던져넣었다. 물기 하나 없이 바싹 마른 풀줄기가 들어가자 화르르 소리와 함께 뜨거운 불길이 엄청난 기세로 높이 솟아올랐다. 동시에 어떤 기억이 함께 불처럼 솟아올랐다. 나는 소스라치며 뒷걸음쳤다. 오래전 어느 날 당신의로부터 온 편지・・・・・・ 그 순간 문득 작별은 사랑과 마찬가지로특정 시기에만 국한된 개별 사건이 아니라 삶의 시간 내내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비밀의 의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일생은 그것을 위해 바쳐진 제물이었다. 우리가 평화롭게 정원의 흙 위로 몸을 기울인 동안, 당신의 몸 위로 빛 - P82
책의 마지막 부분이다.포그가 걸어서 다시 세상을 마주할 수 있기까지.나는 세상에 끝까지 온 것이었다.여기가 내 출발점이야, 나는 속으로 그렇게 말했다. 여기가 내 삶이 시작되는 곳이야.나는 마지막 남은 석양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이나 그 해변에 서 있었다.다음에는 언덕 뒤에서 달이 떠올랐다. 달아오른 돌처럼노란 둥근 보름달이었다. 나는 그 달이 어둠 속에서 자리를 잡을때까지 눈 한번 떼지 않고 밤하늘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