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의 취미 생활

[eBook] 취미가 vol.2 ㅣ A♭시리즈 18
강상준 / 에이플랫 / 2021년 1월

코로나 시국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누군가는 새로운 취미를 발견했을 테고, 누군가는 취미를 잃었을 테다. 나는 후자에 가까워서 정말 인생이 퍽퍽하다 못해 목 막힌다.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포토티켓 모으는 걸 원동력으로 살던 사람인데 말이지.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재개봉하고 CGV에서 왕가위 전작전을 해주는데 갈 수가! 있어야! 말이지!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이 혼돈의 시기를 어떻게 넘기고 있나 둘러보기 시작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이야기하는 사람의 눈은 생명력이 넘친다. 그 눈을 들여다보는 게 좋아 괜히 상대방이 좋아하는 대화주제를 꺼내기도 한다. 『취미가 vol.2』는 온갖 사람들의 온갖 취미를 담은 책이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걸 얘기해보세요, 하고 판을 깔아준 책이나 마찬가지라는 거지. 수록된 글 모두 자기 취미를 영업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져 즐겁게 읽었다.

최근에 나온 책이라 그런지 수록된 글 전체가 코로나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훗날을 기약하는 취미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코로나 시대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취미들도 있고. 딱 내가 찾던 이야기였다. 알차게 방구석에서 사부작거리고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가며 자연에 녹아드는 모습들. 그걸 방구석에서 읽을 수 있다니 말이다.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 시국은 끝날 것이다. 우리의 생활상이 코로나 발병 이전과 달라진다고 해도 말이다. 어찌 됐든 하루빨리 극장에서 큰 스크린과 빵빵한 스피커로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커피도 곁들이면 금상첨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