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박스
조시 맬러먼 지음, 이경아 옮김 / 검은숲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버드 박스』는 익숙한 공간을 떠나 또 다른 '박스'로 들어가는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멜로리는 그런 생각을 한다. 자신의 눈을 가린 안대 밖엔 멜로리가 머무르는 집이 있고, 그 밖엔 또 다른 박스가, 그 밖엔 또 다른 박스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러시아 인형처럼 박스에 갇힌 새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결과적으로 멜로리는 아이 둘과 함께 안전한 박스로 떠난다.


『버드 박스』를 하나의 재난물로 본다면, 자연스레 재난의 원인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봤기에 미쳐버렸나? 무엇이 그들을 파멸로 이끌었나? 소설도 영화도 그 의문에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쩌면 인간 혼자, 스스로 미쳐버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만 제공할 뿐이다.


400페이지 조금 안 되는 분량이 43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호흡을 아주 잘게 쪼개어 장면들이 전개되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말 그대로 책장이 술술 넘어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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