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숨은 골목 - 어쩌면 만날 수 있을까 그 길에서…
이동미 글 사진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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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만날 수 있을까 그 길에서.

길, 골목, 거리. 거리에서 골목으로 이어지고 골목에서 또 다른 길이 만들어진다. 낡은 외벽과 길게 이어진 계단들, 가로등과 전봇대,

시끄러운 듯한 소음이 퍼지는 좁은 골목길, 좋아하는 풍경들이다.

거리를 지날 때 골목이 나오면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좁고 어두운 골목을 쳐다보았다. 끝이 보이지않는 골목은 그 뒤에 무언가 있을

것 같은 신비로움과 함께 묘한 매력이 있기때문이었다.

어릴 적 추억도 함께 떠오르게 만드는 골목길.

작가가 서두에서 말하듯, 지금은 점점 사라지는 골목길에 아쉬움이 남는다. 골목길이 사라진다는 것은 역시 슬픈 일이다.

좋았던 추억도, 기억도 모두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좁다란 골목 담장 사이로 보이는 쪽빛 하늘이 너무 시립니다.

                                                                                          -서두에서

 

책에서 작가는 계절에 따라 서울의 숨은 골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에 따라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골목이 소개되고 있다. 익히 아는 성북동과 충무로, 대학로, 신당동, 홍대 뒷골목, 한남동들을 만나서 반가웠고 한번도

가보지못한 길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직단과 오래된 길인 금천다리. 신하들은 금천교를 건너며 사사로운 마음을 금천에 흘려보내고 깨끗한 마음으로 정치하라는 상징

적인 의미도 있다. 지금은 보기힘든 오래된 함석으로 된 문짝의 가게와 교회와 여관이 지키고 있는 골목의 사진도 인상적이었다.

보기만해도 짠한 잘려진 성곽. 역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성곽이다.

끝도 없는 계단이 이어진 옥수동. 옥수동엔 정말 왜 이렇게 계단이 많을까.

달빛 가득한 달찬길, 햇살 가득한 해찬길..낡고 긴 계단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서울의 오랜 역사와 향수를 간직한, 잊을 수 없는 길-정동길과 한남동, 성북동, 숭인동, 그리고 부암동...

소중한 곳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서울에 살면서도 미처 몰랐던 장소들을 보았다. 승려이자 독립운동가, 문인이었던 만해 한용운의 거처, 심우장. 이승만 박사와 프

란체스카 부부가 머물던 이화장. 윤동주 시인이 올랐던 언덕길과 단종의 부인이 비구니가 된 절...

아픔과 기쁨, 많은 감정들이 교차되는 길들이다.

책에서 소개된 서울의 골목들을 따라 여행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서울은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길들로 점점 그 모습이 변해가고 있다. 10년뒤, 20년뒤에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역사를 기억하고 향수를 추억하고 너무나도 소중한 그 길들을 그때도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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