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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의 세계
듀나 지음 / 창비 / 2018년 10월
평점 :
빌딩 21층 천장에서 불탄 채 발견된 교복을 입은 소녀. 로비에 보안요원은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소녀는 안에서 부터 바깥으로 불탄 것으로 보아 몸 내부에서 발화해 죽은 것으로 보인다. 이 끔찍한 사건을 수사하는 인력관리국의 직원 <한상우>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민트의 세계>는 촘촘한 설정과 복선이 있는 SF 미스터리 소설이다.
전 인류가 초능력을 가지게 된 2049년의 대한민국에서, 그 중에서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녀 <민트>와 민트갱(민트무리)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데, <민트>의 이야기와 동시에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인력관리국 직원 <한상우>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초능력과 배터리의 설정은 작가 듀나의 전작에서도 나왔었던 설정으로 독특한 세계관의 중심인데, 읽는 초반에는 조금 헷갈리기도 하고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읽다보니 오히려 <민트의 세계>의 세계관 만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소설의 문체는 날카롭고 묘사가 풍부하며 다양하다. (사실 작가 듀나를 <민트의 세계>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과학소설을 쓰기도 하지만 영화평론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듀나의 영화낙서판이라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듀나 특유의 문체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또 이야기들이 짧은 챕터별로 나뉘어져 전개되는데,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미래에서 과거로 이렇듯 시간을 넘나들기도 하고, 상황이 수시로 바뀐다.
초반에 뿌려진 떡밥들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궁금하지만 좀처럼 떡밥회수(?)가 안 되어 괴로워 하면서 읽었는데, 다행히도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모든걸 이해할 수 있었다. SF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처음 읽을 때는 낯설고 이해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읽을수록 <민트의 세계>만의 독특한 세계관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복선이 많이 배치되어 있어서 2번째 읽을 때는 아! 하며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