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일명 서정시 ㅣ 창비시선 426
나희덕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냉전기 구동독 정보국이 시인 라이너 쿤쩨를 감시할 때 작성한 자료집 ‘파일명 서정시’를 차용한 제목인 <파일명 서정시>는 죽음과 절망에 대한 시집이다. 나희덕 시인은 지난 정부시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시인으로 <파일명 서정시>에는 민간인 사찰, 세월호과 같은 혹독한 시련, 아픔의 소재를 다루고 있다.
유명한 나희덕 시인의 시들은 대부분 서정적인 느낌이지만 <파일명 서정시>는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나 죽음에 대해 날카롭고 거친 표현으로 다루고 있어 마음이 먹먹해진다. <새를 심다>에서는 가상공간에서 매일 잡다한 정보를 주고받는 지금 이 시대의 SNS를 비판한다. SNS상의 정보들은 사실이나 진실을 알려주는 대신 거짓 정보로 사람들을 선동하기도 하고 해로운 정보들을 쏟아내기도 한다.
<파일명 서정시>, <하이에나들>, <문턱 저편의 말>, <난파된 교실> 등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절망적인 시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독특한 표현으로 기억에 남는 시 <미래의 구름>
"플루토늄, 요오드, 세슘, 스트론튬......
구름은 이제 이런 원소들로 만들어집니다.
구름 가득한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 미래의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