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저 청소일 하는데요?> 27살에 청소일을 시작한 저자의 그림 에세이로, 독립서적으로 출판됐었다가 인기를 얻어 대형출판사에서 다시끔 출판한 책이다. 독립출판을 좋아해서 더 궁금했던 <저 청소일 하는데요?>는 큼직큼직한 만화컷들로 이루어져 읽기 좋아,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다 읽었다. 일러스트는 귀엽고 깜찍해서 마치 명랑만화 같지만, 책에 담겨있는 저자의 고민의 흔적은 묵직하다.



보편적이지 않은 일을 선택하면서 많은 편견을 만났습니다. 그 편견은 타인이 만들어 준 것도 있었고, 저 스스로 만들었던 것도 있습니다. 좋고 싫음을 떠나 소수의 삶은 조금 외로웠습니다. 그렇지만 누가 보기에도 보편적이지 않은 '청소일'은 이내 저에게 보편적이지 않은 ''을 선물해줬습니다. 가끔은 익숙하지 않은 길로 돌아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좀 다르면 안 되나요? - p.5



청소 일이 창피하고 그림은 전혀 진척이 없던 때 자꾸만 움츠러들고 사람 만나는 게 버거웠다. 풀리지 않은 매듭이 있는데 아닌 척 웃음이 나오질 않았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났고, 삶의 의욕이 없었다.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한 없이 작아지니 끝이 없었다. 안되겟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선생님을 만났다. - p.52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저자는 디자이너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낸 저자는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학원도 다니며 취준을 하지만, 전부 광탈하게 되어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시절을 겪게 되고 어머니의 권유에 청소일을 시작하게 된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속에서 우울의 바다에 헤엄치던 저자는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하며 어려운 시기를 겪는다.



'=직업'이라고 교육을 배우며 자란 저자는 직업이 곧 내가 꿈꾸던 미래의 결과라는 생각에 스스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자신은 실패자(p.107)라고 느낀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직업'이라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던 20대를 보낸 기억이 있다. 시간이 지나 지금 생각해면 그 때 왜 그렇게 남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에 대해 갈망했었나 싶다. 저자의 말대로 안정을 담당하고 있는 직업이라도 가치 있는 노동이라는 건 변함 없다. 꿈의 카테고리 안에 있는 작은 부분일 뿐 다른 부분들로도 꿈은 충분히 채워질 수 잇다는 것이다. (p.108)



어릴 적 꿈꿨던 직업을 이룬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 같은 청년실업률이 높은 현시대에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자신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힘들어하고 자존감이 바닥을 쳐 괴로워 하는 청춘들이 많을 것이다. 저자는 각자의 삶은 다르지만 모두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런 사람들에게 타인들의 시선을 꿋꿋히 견디며 자신의 길을 걸으라고 응원한다. 꿈과 직업에 관련하여 주위의 시선 속에서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저 청소일 하는데요?>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