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아주 재미나게 읽은책이다. 원래도 보통의 책을 좋아했지만, 이책은 딱지금 내이야기를 하고있다.

남녀의 첫만남과 밀땅, 이별앓이 나 그래서결국 혼자시간의 귀중함을 찾는 이야기가 대세인 책방에 개인 질문지를 멋적게 내밀었다가 현답을 얻은기분.
결혼은 골인지점이 아니라 다른면에서 출발선이다. 서로맞추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루다 아이를 낳고 새생명의 달콤함에빠져 정신없이 십년가까이가 지나고나니 남편도 나도 거울속 모습에 씁쓸해하는 마흔 중반이다. 서로 믿고 신뢰하면서도 더이상 서로로 인해 설레진 않는다.

연애의 핑크빛이 옅어진 후에 오는 '그후의 일상'이라는 표현이 가슴속을 후빈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중 너무 많은 시간을 써야한다. 끊임없이 집안 곳곳의 물건들은 소진되기에 그것을 사기위해, 그후엔 반품을 위해 시간을 맞추고, 표도안나는 세끼 식사와 제자리 정돈을 반복한다. 정보와 관계를 위해 너무 뜸하지않게 다른 엄마들도 만난다. 일하지않는 시간에도 일은 이어지는 셈이다.
낭만적인 감정이 시발점이었던 결혼은 일상유지에 매여 서로 얼굴볼 짬이 없다. 가구가 되어간다. 새롭지않고, 설레이지않고, 만만하고 시시하고 때로는 너무편해 내살같다.

알랭 드 보통, 그의 나이가 마흔후반. 그가 결혼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반은 그의 경험 일 것이다. 그후의 일상 순간순간에 만나는 감정의 지점들을 투시카메라로 들여다본듯 다루고있다. 그러면서도 전처럼 예리하고 이성적이기만 한게 아니라 세월의 둥글어짐이 담겨있다. 서로 이해하도록 한발다가서는 방법들을 보여준다.

그후의 일상에 핑크빛, 연두빛이 가시고 손떼 묻은 원목의 빛깔이 되었다. 들뜨던 열정이, 꿈이 사그라든다는게 가끔은 가슴미어지게 하지만 지금이 좋다 느껴질때도 많다. 더 둥글게 이해하게 된것은 마흔이 주는 선물인걸까, 결혼생활에서 얻은 개안일까?

보통식의 이야기 개진방법, 직역에 가까운 번역에 익숙할수만 있다면,
이책은 사십대 결혼 십몇년차 중년 남녀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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