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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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어야 사람은 그 다음 발길을 어디로 옮길지 생각할 수 있다. 자기에 대해 안심해야 그 다음에 대해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네가 그럴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은 '너는 항상 옳다'는 말의 본뜻이다. 그것은 확실한 '내편인증'이다. 이것이 심리적 생명줄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산소 공급이다.
<당신이 옳다> p.49


엄밀히 말하면 어릴 때부터 부모에게 맞고 살아온 사람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내밀한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존재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부모에게 맞던 그 아이가 느꼈던 무력감이나 수치심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이야기다. 내 상처의 내용보다 내 상처에 대한 내 태도와 느낌이 내 존재의 이야기다. 내 상처가 '나'가 아니라 내 상처에 대한 나의 느낌과 태도가 더 '나'라는 말이다.
내 느낌이나 감정은 내 존재로 들어가는 문이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진솔한 자기를 만날 수 있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자기 존재에 더 밀착할 수 있다. <당신이 옳다> P.105



사랑과 인정에 대한 욕구를 더 압축해서 말하면 '사랑에 대한 욕구'다. 인정 욕구는 사랑 욕구의 유아기 이후 또하나의 변주다. 사랑 욕구는 아기때부터 시작해서 늙어서 숨이 멎기 직전까지 인간이 한결같이 갈망하는 것이다. 예외가 없다. 욕구의 표현방법이 세련되어지거나 욕구 충족의 대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 총량자체는 줄어들지 않는다.
사랑 욕구가 일생 동안 쉬지않고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 피폐해지지 않고 살 수 있다. 차의 성능이 좋아져도 휘발유나 전기 등의 동력없이는 1밀리미터도 움직일 수 없다. 몸이 산소와 음식이라는 동력원으로 움직이듯 마음은 사랑 욕구가 채워져야 움직인다. 사랑과 인정없이는 제대로 살아 갈 수 없다. 나이,지식, 경륜, 성찰이 아무리 깊은 사람도 사랑을 받지 못하면 뒤틀린다. 그가 가진 경륜이나 지식, 성찰도 무용지물이 된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일종의 법칙이다.
사랑을 갈구하는 대상은 나이가 들면서 부모에게서 학교선생님으로, 친구나 이성친구에서 배우자와 상사로 옮겨간다. 더 늙으면 자식이나 후배에게 사랑받길 원한다. 대상은 나이와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지만 욕구 자체는 변치 않는다. 결핍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조건과 상황때문에 욕구는 더 절박하고 강렬해진다.
나이가 들면서 사랑에 대한 욕구에 덜 휘둘리며 품위있게 사는 노년도 있지 않나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 있을 순 있어도 그 이유가 욕망을 잘 절제해서라거나 욕망자체가 줄어서가 아니다. 그런 사람은 충분히 사랑받고 깊이 인정받는 사람이다. 그래서 욕구로부터 자유롭고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열흘을 굶은 사람이 음식앞에서 품위를 갖출 수는 없다. 일상적으로 잘 먹어야 음식 앞에서 품위를 유지한다. 충족된 욕구는 더이상 욕구가 아니므로 충분히 사랑받은 사람은 그 욕구에 휘둘리지않고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

<당신이 옳다> pp.22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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