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는 눈앞의 아이들을, 불만 앞에 젊음을 하루하루 바쳐내고 있는 두 아이를 바라봤다. 이 아이들이 어릴 때당했을 수모, 차별 앞에서 눈감았어야 했을 기억, 모른 척지나치는 것 말고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
을 때 느꼈을 절망, 민아는 그런 것이 무엇인지 너무도 잘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고개를 주억거려 귀 기울이는 척하면서도 그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젊음은 그 자체로 살아 있음이 아니던가. 내게 저 젊음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을 텐데..…...
민아의 생각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유리가 민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가장 답답한 건 젊다고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에요. 젊음은 불필요한 껍데기 같아요. 차라리 몸까지 늙었으면 좋겠어요. 남아 있는 희망도 없이 긴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건 절망보다 더한 고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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