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조정래 작가의 작품은 태백산맥 밖에 못 읽어봤으니, 선택의 여지 없이 태백산맥을 최고의 책으로 꼽겠습니다. 조정래 작품중 최초의 대하소설이자 굉장한 이슈를 불렀던 작품이기도 하고, 그 이후의 작품활동(대하소설 3부작 완성)에 있어서도 이 책의 내부적, 외부적 영향이 지대했다고 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확실하게 조정래 작가를 각인시키기도 했구요. <태백산맥>은 한국 근현대사의 가장 가슴 아픈 일이자 현재도 진행중인 분단의 아픔이 있는 역사를 이토록 절절하게 또한 냉철한 역사의식으로 그려낸 작품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여전히 레드 콤플렉스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서 어떻게 보면 당시에 과감하고 어려운 결정으로 작품을 쓰지 않으셨을까 읽고 나서 감탄했었죠. 인간이 순수하게 휴머니티를 구현하며 살기에도 실존적으로 힘든데, 역사를 보면 늘 이념이 뭔지, 인간사회를 지배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민중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로 이념에 갇혀 속박당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을 보면 각자의 삶이 모두 슬프게 다가올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조정래 작가가 2판 서문에도 썼듯이 ˝소설은 어찌할 수 없이 인간 긍정의 작업˝이라고 한 말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휴머니티에 대한 조정래 작가의 애정이 잘 녹아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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