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아저씨와 삽살개 단비어린이 문학
박상재 지음, 국은오 그림 / 단비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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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의 책은 아빠였다.

아빠가 들려주던 이야기는 매번 같은 것이었고

그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 머릿 속에선 매번 같은 장면이 상영되었다.

하지만 나는 몇번이고 또 들려달라고 졸랐고

아빠의 목소리로 듣는 이야기는 상상의 세부 사항이 덧붙여져 냄새와 바람과 온도까지 느껴지는

한 편의 영화가 되어 나의 마음에 저장되어 있다.

아빠의 고향, 나의 할머니집,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그 곳에서

아빠가 만났다던 도깨비 아저씨 이야기.

지금 떠올려도 신기하고, 거짓말 같지만, 아빠가 참말이라니 믿으며 듣는 이야기.


'하지 아저씨와 삽살개'를 읽으며 아빠의 이야기를 듣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단비어린이 문학 시리즈이지만, 나와 같은 어른이 읽어도 가슴 아련할 이야기가 10개나 담겨있다.

1. 미루나무와 말똥가리

2. 솟대

3. 어머니의 옥잠화

4. 엄마 연못

5. 연 할아버지

6. 장수하늘소

7. 장승 할아버지

8. 표주박 아저씨

9. 하지 아저씨와 삽살개

10. 할아버지의 수레 인형


10편의 이야기에 담긴 소재와 단어가 무척이나 정감있다.

한줄로 평하자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특히 세 번째 이야기 어머니의 옥잠화를 읽으며 옥잠화를 찾아보다

꽃말이 기다림, 원망, 아쉬움, 고요, 침착하고 조용함이라는 대목에서

이야기가 주는 느낌이 꽃말과 꼭 같아 감탄하였다.


나머지 아홉 이야기들도

이야기의 소재에 담긴 온도와 냄새를 담은 바람으로 잔잔하게 불어온다.

어릴 적 할머니집 평상에 누워 밤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바라본 적이 있는

나와 같은 어른이라면

그 잔잔한 바람을 한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파트라는 물리적 공간 속을 살아가는 요즘의 어린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는 거짓말 같기도 하고 참말 같기도 한 따뜻한 이야기가 되어 줄 책,

하지 아저씨와 삽살개.


10월의 깊어가는 가을에 행복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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