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닥터 - 제1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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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회 자음과 모음 문학상 수상작..

닥터 팽의 위조기억말살기!

            당신의 기억은 안전합니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 표지에서 시작해서..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때 까지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기억인지.. 상상과 환상인지가 마냥 질문으로 머릿속을 떠돌던 책.. 오즈의 닥터..

 

위조된 기억, 날조된 기억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을 풍자한 것이라는데..

어쩌면 내가 진실이라 믿고 있는 기억이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은 참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마치 변해가면 변해갈 수록 기괴한 느낌을 주던 닥터 팽처럼..

처음 등장신부터 예사롭지 않던 닥터 팽은 한마디 한마디, 그 모습의 묘사가 더해갈 수록 더욱 오즈의 세계란

환상세계에 주인공이 머물고 있음을 알게 하면서 책의 흐름을 환각의 세계로 이끌었다.

 

세계사 선생이란 멀쩡한 직업의 소유자 김종수.. 학생 수연.. 그리고 닥터 팽..

시각을 바꾸어가면서 서술해 내려간 소설의 흐름을 쫒다보면, 수연의 이야기 역시 어디까지 사실 일까하는 의심을

벗어나지 못한다.

목걸이 하나.. 어설프고 비싼 그 목걸이가 김종수의 약물 중독을 예상하게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정신과 의사라는 닥터 팽에게 그가 얘기하던 우울한 가족사가..언뜻..

 어?  앞에서랑 이야기가 다르네.. 라던 생각에서 닥터팽과 그가 환각속에 사는 비 현실적인 세계를 지어내어

마치 기억처럼 이야기 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했다.

 

수연에 의해 누명을 쓰고, 억지로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어 닥터 팽과 같은 이상한 사람을 만나고 있는... 그리고

가족사가 너무 우울하고, 아플 정도인 김종수의 이야기에 안타까움을 느끼다..

수연의 이야기를 통해 김종수가 어떤 사람일까.. 를 갸웃거리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찾아온 경찰이 정신과 의사를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서 고양이가.. 시체와 연결되는 순간..

김종수의 기억은 모두가 그 자신에 의해 조작되고, 위조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결국 어떤 사람인걸까.. 약물중독이 먼저일까.. 약물에 손을 대기 전의 그의 정신상태가 먼저일까.

중독으로 인해 양이 늘지 않았다는 것이 상징하는 것은.. 약물은 부수적인 것일 뿐.. 그의 환각의 세계는 그보다 더

앞선 것인 것임을.. 스스로 기억을 조작하는 것이 먼저 였음을 이야기 하고 있는 건 아닐지..

 

환각과 믿고 싶지 않은 현실 사이.. 김종수가 선택한 것은 환각이었던 듯..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존재한다면.. 어쩌면.. 그가 선택한 것이 그를 위한 최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것이 현실인지 알고 싶지 않아 도망치는 것으로 말이다..

 

내가 아는 지금의 내 기억이.. 어느 부분 어쩌면 미화되고 굴절되고, 위조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책을 내려놓고

난 지금도 든다.

그래도.. 사실.. 그 아름다운 내 기억이 누군가가 바라볼 때는 사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역시.. 나는 그걸 현실이고, 사실이라고 믿고 살아가게 되지 않을지..

 

환각의 세계,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를 묘하게 이끌면서 반전에 반전을 주었던.. 상당히 여운을 남기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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