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 공국의 신의 선물이라는 날개 일족은 실상은 노예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데 특히나 주인수인 카시안은 어린 시절부터 성노로 험하게 굴려지다가 제국의 침략으로 부모형제를 다 잃고 일족의 마지막 생존자로 겨우 도망을 치지만 죽음 직전에 노예상에게 구해져 자발적으로 노예가 됩니다. 이런 주인수인 카시안의 인생 자체가 너무 기구하고 피폐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을 잃은 탓도 있지만 너무 어린 시절부터 길들여진 탓인지 성노로 막 굴려지는데 거부감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당하는 카시안이 보기 안쓰러우면서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한게 카시안이 자신을 학대하고 유린한 아만은 엄청나게 증오하고 미워하면서, 자신의 일족과 가족을 죽인 제국의 오르테스 대공에게 복수나 분노의 감정을 가지지 않는 점이 너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부모님과 형들의 마지막을 봤으면서 어떻게 잠시의 고민이나 괴로움없이 대공에게 안길 수 있는지... 일족의 원수인데 어느 정도 고민과 혼란을 겪은 후에 대공을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아닌척하지만 이미 카시안에게 푹 빠져버린 대공의 의외의 모습을 보는게 재밌는 한편, 대공을 경계하며 제거하려는 인물들과 황제에게 카시안을 숨기려는 대공의 아슬아슬한 분위기 때문에 불안하면서도 점점 흥미로웠습니다. 씬이 많긴 한데 그저 반복되는 씬보다는 감정 위주로 이야기가 이루어졌으면 더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카시안과 대공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 될지... 카시안을 숨긴 대공과 황제의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 다음권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