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신해철 - 신해철 유고집
신해철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철이 형이 생전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잘 나와있는 책입니다. 특히 언론을 통해서 왜곡된 해철이 형의 모습이 아니라는게 특히 맘에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저도 SF소설이 더 많이 번역되서 나오길 원해서 작은 정성을 보냈습니다. 근데 도서 구매자의 판매목표별 리워드에 오타가 있는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정조 치세어록 - 난세를 사는 이 땅의 리더들을 위한 정조의 통치의 수사학 푸르메 어록
안대회 지음 / 푸르메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본문에 해당 도서의 내용이 일부 들어가 있으나 해당 도서를 구입할 때 고려해보셔야 할 사항만 간략하게 적은 것으로 구입 후 읽어보실 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부담없이 아래 글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1. 책의 구성과 저자의 의도
  책을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저자가 책을 쓴 이유를 이해하거나 추측해보는 것입니다. 이 책은 글머리에서 저자가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본문의 구성과 함께 너무나 친절하게 밝혀서 독자가 저자의 의도를 별도로 읽을 수고를 덜어주더군요. 글머리에서 저자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성군이었던 정조의 모습을 그가 남긴 글과 신하들이 그에 대해 남긴 글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이 책을 썼다고 밝힙니다.


 정조는 글 쓰는 것을 즐겼고 이를 자신의 통치에 적극 이용한 왕이었는데 너무나 많은 글들을 남겼기 때문에 이를 다 읽는 것은 전문가들도 엄두를 못낼 정도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자는 정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크게 6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와 관련된 글을 선별했다고 합니다. 각 주제에 담긴 글들은 한글로 풀어쓴 본문이 우선 나오고 그 뒤에 원문 출처 및 한문으로 적힌 원문이 그 뒤에 따라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해당 글의 이해를 위해 필요한 배경설명과 저자의 짧은 평이 적혀있습니다. 이런 독자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구성 덕분에 이 책은 정조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문으로 된 원문과 원문의 출처를 표기해서 한단계 더 나아가 관련기록을 찾아볼 좀 더 내공이 깊은 독자들도 배려하고 있지요. 제 개인적으로 이런 본문의 구성방식은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2. 정조의 글로 재구성되는 그의 모습

(1) 독서가였던 정조
 이 책은 정조가 쓴 글을 그대로 옮겨놨기에 제3자의 개입없이 그의 생각을 직접 엿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입니다. 그리고 정조에 대한 정서적 거리도 많이 줄어들더군요.즉 직접 그의 말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책 만 권을 쌓아두는 것이 책 한 권을 읽어내는 것만 못하다."고 옛 사람이 말씀하였지요. 나는 일찍이 책을 모으는 버릇이 있어 좌우의 책상에 쌓인 것들이 모두 경서였는데 널리 보자니 깊이가 없고,영역을 확장하자니 충실함이 없었습니다. 이는 모두 마음에 터득하지 못하고 그저 방만한 독서에 기울었기 때문입니다. - ( 정조 치세어록 25~26p. 독서는 스스로 터득하는 것 中)


책을 좀 보셨다는 분들이라면 책만 모아놓고 다 읽지 못하거나 책을 읽는데만 집중해서 책은 많이 본 것 같은데 남는게 없다는 고민을 해보셨을 겁니다. 정조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했었다는 것을 그의 글로 직접 보니 그가 확실히 독서가 였다는 느낌이 한층 강하게 와닿더군요.

 

(2) 일중독자 정조
- " 나는 본래 천성이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없기는 하지만 소설 같은 것들에는 조금도 마음이 즐겁지 않소. 오로지 때때로 보고서나 책자를 보는데 그러면 아픈 것을 조금이라도 잊을 수 있소"- (정조 치세어록 94~95p. 서류가 소설보다 재미있다. 中)


 정조는 한여름에도 땀이 옷에 베도록 문서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신하들이 오히려 민망해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정사를 열심히 돌봤습니다. 그가 건강이 안 좋아서 병상에 누웠을 때도 보고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을 보고 신하들이 쉬라고 하자 위와 같이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정조 치세어록에 나온 내용을 종합해보면 그가 정사를 열심히 돌보는 수준을 넘어서 일중독자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위 글에서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없다고 했지만 사실 정조는 틈이 나면 경전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던 사람입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신하들과 같이 토론할 주제를 직접 선별하고 의견을 나눴지요. 물론 신하가 어설픈 의견을 내놓으면 바로 정조에게 반박당했습니다. 이런 정조의 통치로 나라가 융성하기는 했지만 그 아래 있던 신하들은 상당히 힘겨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평범한 사람인 저는 모시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매일 구박만 받을 것 같거든요.)

 

- 요즘에는 평소에 독서하는 사람이 드문데 그런 현상이 나는 너무도 이상하다. 하늘 아래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는 것만큼 아름답고 고귀한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정조 치세어록 26p. 우주 사이의 세 가지 통쾌한 일 中)

그가 경전을 연구하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겼는지는 위 한 문장만 봐도 알 수 있겠지요?

 

(3) 정치가 정조
  제가 이 책에서 본 정조의 모습 중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정치가인 정조의 자세입니다. 1794년(정조18년) 4월 18일 정언 유성한은 상소문을 올려 국왕의 잘못을 지적했습니다. 지적은 크게 두 가지 였는데 하나는 경연을 자주 열어 학문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었고,다른 하나는 "광대가 임금의 행차 앞으로 가까이 가고 기생과악공이 금원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항간에 떠도니 국왕은 사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자의 경우 너무 경연을 자주 열어서 문제가 되면 모를까 안 열어서 문제가 될 일은 당연히 없었고 후자는 그 당시 돌았던 소문만 믿고 지적한 것이였습니다. 당연히 이 상소를 올린 유성한은 역적으로 몰리고 처벌해야한다는 상소가 빗발쳤지요. 물론 정조가 유성한을 처벌했다면 제가 이런 배경을 줄줄히 쓰지 않았겠지요. 정조는 유성한을 처벌하지 않을 것을 명확히 밝히면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내놓습니다.

 

- 임금된 자의 도량은 그와는 반대이다. '나'라는 한 글자를 버리고, 꺼리지 않고 말하도록 문호를 넓게 열어 숨김이 없는 말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남의 결점까지 산의 숲처럼 숨겨주고, 더러운 것까지 강과 바다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가슴속에 쌓아둔 것을 남김없이 털어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마치 강에서 떼 지어 물을 마실 때 제각기 양껏 마시도록 해주는 것처럼 말이다.설령 그 중에 극도로 맹랑하고 너무도 터무니없는 말이있을지라도 화낼 만한 잘못은 저 사람이 저질렀으니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이번 일도 그와 같다. - (정조 치세어록 106~107p. 임금은 '나'를 버린다. 中)


 정조의 이런 자세는 오늘날 권력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무자비하게 틀어막으려고만 하는 이들과 너무나 비교되지요. (이 부분에서 누군가 떠오를 수 있겠지만 그에 대해서는 적지 않겠습니다. 저는 유성한을 처벌하라고 말했던 신하들 같은 이들에게 시달리고 싶지 않거든요.)  또한 정조는 장계 등 임금에게 보고하는 문서에 도에 넘치게 임금을 찬양하는 내용을 쓰지 말라고 했으며 이 지시를 어긴 자에게 벌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지만 정치가를 파멸의 길로 이끌기도 하지요.

 

 이렇게 정치가로서 언론에 관한 확고한 철학을 지녔던 그도 언로를 막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 글에 적을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이 정조 치세어록을 보는 재미가 하나 줄어들 것 같으니 적지 않겠습니다.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서 찾아보시면 언뜻 보기에는 모순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오늘날까지도 적용할 수 있는 언론의 특징을 잘 알고 있던 정조이기에 가능했던 정책이라는 것을 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4) 자연인 정조
- 천지의 마음은 지극히 인자하고,만물의 영장은 사람이다. 따라서 천지는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해로움을 제거하고자 안달이 날 지경이다. 담배가 이 시대에 출현한 것을 보면 천지의 마음을 엿보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

(정조 치세어록 262~263p. 백성들 모두 담배를 피어라. 中)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다룬 글 중에는 애연가인 정조의 글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누가 글 많이 썼다고 하지 않을까봐 아주 묘하게 담배를 필 이유를 만들어서 엮어놨네요. 위 문장처럼 담배의 위대함을 역설하는 모습을 보니 KT&G에서 정조를 모델로 쓰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여백의 미?

 

 

이 책의 내용과 구성은 맘에 들었는데 편집에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 사진에 나온 것처럼 빈 공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 책이 메모하면서 봐야 할 것 같아 보여서 빈 공간을 둔 걸까요? 아니면 평소 여백의 미를 좋아하는 편집자의 취향이 강력하게 반영될 걸까요? 이 책은 270페이지 분량에 정가가 13,500원 입니다. 1만원이 넘는 가격에 30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도 맘에 걸리는데 저 빈 공간을 압축해서 쓰면 한 1/3 정도 페이지가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사보실 분이라면 이 점에 대해서는 한 번 고려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주저리 주저리 써넣고 보니 한바닥이 채워졌네요. 여기까지 시간내서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미리 감사를 표하며 전 물러가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또 뵙기로 하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