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도를 살아가는 인간 성서와 인간 10
송봉모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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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좌우하는 것, 이것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예술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 하루만 사랑으로 살고, 오늘 하루만 화를 내지 않고 온유하게 살겠다고 결심한다면 삶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52쪽

'야훼'라는 하느님 이름은 히브리 말로 '나는 있는 자로서이다'라는 뜻이다.

"네가 이 순간을 살아갈 때 너의 삶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내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나는 있는 자로서이다'(I Am)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느님은 일상도의 하느님으로 불린다. - 55쪽

"미련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살펴보십시오. 시간을 잘 쓰십시오."(에페 5,15-16)

위 성경 구절에서 '시간'으로 번역된 단어는 그리스말로 카이로스다. 카이로스는 영원을 향한 시간, 생의 전환점을 가져다주는 구원적 시간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단어다. 이 말은 흘러가는 시간, 어제, 오늘, 내일 등 소모되는 시간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크로노스와는 구분된다. -66쪽

이 책을 읽다 보니 내가 그동안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면서 살아왔는지 알겠다. 지금 이 시간 내가 해야 할 일에 충실하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닥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예견하면서 속단하고, 걱정하면서 살아왔다. 구원적 시간인 '카이로스'의 삶이 아닌, 소모되는 시간인 '크로노스'의 삶을 살아온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야훼라는 말이 '나는 있는 자로서이다'임도 몰랐다. 그렇다면 이 시간 이후로 내 삶은 달라질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앎으로써 내 삶이 깨어날 것임을 믿는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아침에 일어나 성호를 그으며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하루를 살겠다고 결심하지만 한낮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인욕에 반응하며 신앙이 없는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간다. 왜 그렇까? 정신없이 반응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 74

그랬구나! 민감하게 반응하며 거기에 사로잡혀 살아왔구나 비로소 인식한다.

반응하지 않는 것을 리처드 칼슨은 "누군가가 던진 공을 잡지 않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누군가가 반대 의견이나 비평을 해댈 때 그것을 잽싸게 받아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받지 않고 하루를 평온하게 보낼 수도 있다. -75쪽

일상도를 살아가려면 누군가 던진 공을 생각 없이 받지 말아야 한다. 받을 것인지 받지 말아야 할 것인지, 받는다면 어떻게 받아야 할 것인지 그때마다 선택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다"(루카 16,10)고 말씀하셨듯이 말이다. 하느님 현존 안에서 하루하루를 거룩하게 살려는 사람은 매 순간 선택하고 결정하며 살지 않을 수 없다. - 76쪽

나는 그동안 상대방이 던진 공을 남김없이 쳐내는 냐고 진을 빼며 살았다. 하느님을 모르고 살았기에 그렇게 살아온 것이다. 이제 송봉모 신부님의 《일상도를 살아가는 인간》을 읽었으니, 앞으로 내 삶은 많이 달라지리라 생각한다.

#성서와인간리커버

#바오로딸6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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