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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1월 23일에 출간 예정인 정세랑 작가님의 책 『옥상에서 만나요』 의 서평단에 선정이 되어 『옥상에서 만나요』 의 작품 중 <이혼 세일> 이라는 작품을 먼저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책 중에서 작품 두 편 중 한 편이 랜덤으로 발송될 예정이라고 해서 A4 크기의 가제본된 책이 올 줄 알았는데 아담하고 조그마한 핸드북 가제본이 와서 깜짝 놀랐네요! 귀엽습니다ㅎ
정세랑 작가님의 책은 전부터 즐겨읽는 편이었고, 그래서 소설집이 나온다고 했을 때 많이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장편소설을 위주로 발표하는 작가님이라는 인상이 강했고, 실제로 보니 이번 『옥상에서 만나요』 가 첫번째 소설집이라고 하더라구요~ 2010년부터 작품활동을 하셨는데 8년만에 첫 소설집이 나온다는 점이 독특한 것 같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동안 장편소설을 쓰면서 작가로 살아온 점이 감탄스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구력이나 끈기 같은 점들이요..ㅎㅎ
작품 <이혼세일>은 '이재' 가 이혼하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집안 가구들을 처분하는 걸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 이사가기 전에 집을 오픈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창고세일을 하는 그런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 경우에는 5명의 친구들에게만 한정되어 있지만요!
이재의 6인용 식탁을 둘러 싸고 있는 인물들은 이재 이외에도 경윤, 성린, 지원, 아영, 민희 입니다. 이들은 각각 결혼을 한 친구들도 있고, 결혼을 하고싶지 않아하는 친구도 있고, 결혼보다 일을 더 사랑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학창시절 때부터 함께 친구이다가 지금은 다들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서로 연락을 이어나가는 친구들이 작품을 이끌고 나갑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살아간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오래 전에는 서로 닮은 곳도 많고 비슷한 곳도 많았지만 어른이 되어 사회로 나오면서 결혼을 하거나 하지 않거나, 직장을 다니거나 다니지 않거나, 아이를 낳거나 낳지 않으면서 살아가게 되고 그런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서로 조율해가면서 인연을 이어간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절대적으로 행복한 사람만 존재하지 않고 또 절대적으로 불행한 사람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 속 '이재'는 늘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고, 주위에서 부러움을 사고, 이재가 하는 일들은 모두 세련되어 보이고 주위로부터 칭송을 받아서 작품 속 인물들은 다들 어느 부분에서 이재의 삶을 부러워하고 그런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재에게도 이재 나름의 불행이 있고, 이재에게 카라반을 타고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게 하는 불행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도, 불행도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고 사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런 원리로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완전하게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알 수 없지만 타인과 나의 삶을 비교하며 살기보다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