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의 분위기
박민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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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작가님의 작품은 평소 정말 즐겨 읽고 있었고, 특히 단편 <모르그 디오라마>는 제가 박민정 작가님을 발견하게 된 계기와도 같은 작품이라서 새 단편집이 나오기를 정말정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문학지 등을 통해서 먼저 읽어본 작품들도 있지만 못 읽은 작품들도 있어서 이번 작품집을 읽는 내내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모르그 디오라마>는 제가 근 몇 년 간 읽은 작품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기말 적인 분위기와 유년 시절의 기억, 당시의 사회 분위기 등을 적절하게 아우르면서 역사적 문제까지 무척 잘 스며든 그런 단편인 것 같아요. 사회적인 차원의 문제와 역사적인 차원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와 결합시켜서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짜임새가 훌륭하고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진진했어요. 특히 2000년 초입 우리나라의 어수선한 분위기 같은 것을 잘 살려낸 것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그 외에도 세실주희, 숙모들 등등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사회를 잘 관찰하고 있고 그걸 잘 녹여낸 것 같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잘 읽었어요~ 사회 문제와 개인 문제를 이렇게 잘 엮어서 풀어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정말 훌륭한 작가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점이 무척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작품으로 오래오래 만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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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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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린 작가님의 작품은 자주 찾아 읽는 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작가중에서 가장 따뜻한 시선으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마음이 많이 지쳐있거나 힐링이 필요할 때 자주 읽는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가장 열심히, 가장 꾸준히, 따뜻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작가님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집 또한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아주 잘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프랑스라는 이국을 배경으로 한, 한국인 할머니와 프랑스인 할아버지 사이의 어떤 사랑이라는, 유대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사랑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감정에 대해서 관찰해 나가는 이야기가 인상깊게 마음에 남았다. 국가와 나이를 뛰어넘은 감정적인 교류가 정말 내 마음에 와닿았다.

 

 현대 한국 소설은, 고발할 이야기도 많고 호소할 이야기도 많아서 정말 분주하고 바쁜 소설들이 많다. 그런 소설들을 열심히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우리들이 사랑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어릴 때 물랑루즈라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서, 또 사랑받기 위해서 산다는 대사를 보고 정말 충격적일만큼 놀라서 사랑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줄곧 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그런 감정에 대해서 잘 잊고, 쉽게 생각해버리는 것 같아서 늘 아쉽고 섭섭했다.

 

 그래서 백수린 작가님의 이번 작품은 내게 휴식같은 작품집이었고, 또 작가님에 대한 내 애정을 한층 더 공고히 한 작품집이다. 읽는 내내 정말 즐거웠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들로 오래오래 만나고 싶은 작가님이다. 올 여름 독서가 풍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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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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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을 읽다가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건 오랜만인 것 같아요.. 호의와 수치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느껴집니다... 한 번 읽은 책을 여러 번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가끔 다시 읽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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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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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들이 너무 좋은데 책을 덮고나면 나만 남겨두고 이야기들은 멀리 떠나버리는 것 같아 쓸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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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오늘의 젊은 작가 26
김병운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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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게된 것은, 이 책의 제목을 읽고 조금 찔렸기 때문인 것 같다. 아는 작가의 작품만 읽는 편이라서. 김병운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았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읽은 책이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최근 <시절과 기분>을 읽고 난 뒤였다. 둘 다 비슷한 성향의 인물이 나오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꽤 달라서 나는 두 작품을 비교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는 공상표라는 배우가 연기자의 삶과 본래 자신의 모습 사이에서 어떤 괴리감을 느끼고,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어하고 하지만 어쩐지 뜻대로 잘 되지 않아서 외로워지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동성애자로서 정체성을 감춘 채로 살아야 하는 인물들의 괴로움 같은 게 잘 느껴졌고, 공상표가 가장 이해받고 싶었던 것은 대중들이 아니라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고 연인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우리는 다들 그런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를 모르는 무수한 사람들에게 이해를 받는 것보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해받는 게 더 중요하고, 그걸 동력으로 삼아서 살아가니까. 공상표가 배우가 아니었더라도 이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태원 방화사건에 관해서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석이 있었는데 공상표가 이태원 방화범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그런 독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범죄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동성애자라는 연결성을 나는 잘 수긍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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