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매
다니구치 지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하늘의 매

 

 

이번 작품은 고독한 미식가로 유명한 타니구치 지로의 책인데요.

표지 띠를 보시면 알겠지만 최초의 이색 역사활극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과연 그렇게 말할만 했습니다.

저는 고독한 미식가를 못 읽어봐서 타니구치 지로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으로 보았는게 이 하늘의 매입니다.

우선 말하자면 역시 그 명성은 거저 얻은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하늘의 매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미국으로 건너간 일본인 둘과 인디언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상당히 독특하죠?!

대충 어떤 내용일지 어렴풋이 짐작은 갑니다만 목차부터 보았습니다.

보통은 작가의 말을 유심히 보는 편이지만 하늘의 매에는 작가의 말이라기 보다 작가의 내력을 쭉 적어두었더라고요.

그 대신이라고 하기에는 뭣 하지만 목록을 한 번 보았습니다.

일본인과 인디언의 이야기라니 짐작이 가면서도 도통 모르겠더란 말이죠.

뭔진 몰라도 역사 활극이고 인디언의 이야기다보니 전투가 있을 것같았습니다.

하늘의 매에는 두명의 일본인이 나오는데요. 만조와 히코사부로입니다.
두 주인공 중의 한명인 히코사부로입니다. 19세기에 미국으로 건너간 일본인이라니... 저는 꽤나 생소했답니다.

둘은 빅혼산맥에서 은거하고 있었는데요.

히코사부로는 사냥을 하던 중에 어떤 소리를 듣습니다.

가보니 한 인디언 여성이 아이를 낳았습니다.

여성을 정신을 잃고 히코사부로는 여성을 은거지로 옮겨오게 됩니다.

만조는 은거하고 있는 중에 사연이 있어보이는 인디언 여성을 히코사부로가 데려온 것이 마음에 안 드는데요.

하지만 곧 상황을 받아들입니다.

둘은 미국으로 와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지만 딱히 얻은 것도 없이 방황하고 있던탓에 잠시 마음이 황량해져있었겠지요.

아니나 다를까 두명의 백인이 인디언 여성을 찾으러 옵니다.

히코사부로는 이 둘에게 대충 둘러대며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지만 곧바로 발각이 됩니다.

결국 무력으로 이들을 제압하던 중 한 인디언 무리에게 도움을 받습니다.

이들은 만조와 히코사부로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았는데요.

그 중에는 크레이지 호스라는 인디언이 있습니다.

백인과 싸우던 만조의 모습이 인상깊었는지 만조의 유술을 배우길 청하고 만조와 히코사부로를 자신들의 마을로 안내합니다.

바로 그 순간 만조와 히코사부로의 운명은 크게 바뀌게 됩니다.


인디언의 편에 서서 미국인으로부터 원주민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인디언들을 압박합니다.

그게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인디언들에게는 삶의 큰 위협입니다.

버팔로 사냥도 그 중 하나인데요.

인디언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버팔로들을 학살 한 것입니다.

인디언들의 생활에 변화를 주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죠.

참으로 야만스러운 짓입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보통은 인디언들을 향해 야만적이라는 표현을 쓰고는 하죠.

그래서 역사는 승자의 이야기로 채워지는 것인가봅니다.

물론 이런다고 해서 인디언들이 가만히 항복하지는 않습니다.

인디언들은 미국인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만조와 히코사부로도 그들의 편에서서 싸우기 시작합니다.

인디언의 이름도 얻게되죠.

바로 하늘의 매 바람의 늑대입니다.

제목인 하늘의 매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있네요.

사무라이로 패배하여 미국으로 온 둘이 다시 전사로서 살아가게 되었다는 건 또 한 번의 생명을 얻었다는 것일까요?

이들은 미국인들과 전투를 이어갑니다.

누가 이기고 졌는지는 역사가 말해주겠죠.

비록 이 이야기가 픽션일지라도 우리는 이 역사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제목과 소개를 보고 상당히 의아해했습니다.

역사활극이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장르지... 싶었지요.

하지만 정말 이게 역사활극이구나 싶었습니다.

인디언과 백인의 사투에 일본인이 끼어들어가게 되죠.

어쩌면 일본인이라는 말도 안 맞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인디언으로서 싸운거니까요.


사실 저는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동일한 이유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뭐랄까... 알아야 하는 이야기이지만 고통스러운 이야기니까요.

전 좋은 것만 보고 알고 느끼고 싶은데 고통의 역사를 접하는건 상당한 정신력 소모를 일으키니까요.

하지만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외면당할 뻔한 역사 하나를 다시 되새김질 한 느낌이었습니다.


단지 이상하게만 느껴졌던 건 이게 일본인이 인디언의 편에 서서 싸운 이야기라는 걸까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일제강점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저는 인디언이 과거 우리나라의 입장처럼으로도 보여서 보면서 거북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모순과 아이러니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내용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지만 어떤의미에서 영웅담을 보는 것같아서 더 그랬습니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키워드 중에 하나가 히어로물, 전쟁 등의 키워드인데 이 책은 그걸 다 포함하고 있거든요.

어느정도의 미화가 있어서 거부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 책을 끝까지 읽었던 원동력은 역사였다라는 것하나일지도 모르겠네요.

비록 이 이야기는 픽션이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무렵이면 이게 진짜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스토리와 연출력였기에 제가 왠지 모를 거부감이 느껴졌다라고 생각합니다.

전 픽션은 그냥 픽션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논픽션의 경우 싸우거나 전쟁이야기를 상당히 꺼리는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 건 타니구치 지로라는 작가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화가라기 보다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게 더 알맞지 않을까 싶네요.


이야기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에게 역사활극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타니구치 지로의 팬이라면 더더욱 읽어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이야기가 실제가 되어 다가오는 그 이상야릇한 느낌을 다른 분들도 맛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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