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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증인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하는 리뷰임을 알립니다.
인간의 기억은 언제나 확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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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인의 증인 』 _니시무라 교타로
여러분 로널드 코튼과 제니퍼 톰슨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1984년 성폭행 피해를 당한 제니퍼 톰슨은 흑인 남성 로널드 코튼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그는 유죄판결을 받아 수감되었습니다. 코튼은 감옥에서 자신이 그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바비 풀을 진범이라 생각하여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제니퍼는 두 명을 앞에 두고도 다시 한 번 코튼을 범인으로 지목하였고, 그는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복역하였습니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뒤 DNA 검사를 통해 진범이 바비 풀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로널드 코튼은 무죄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코튼은 즉시 석방되었으며 제니퍼는 엄청난 충격과 죄책감을 느낍니다. 2년 뒤 제니퍼는 눈물로 사죄했고, 코튼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당신도 시스템의 피해자일 뿐입니다.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라며 진심으로 용서하고 이 둘은 함께 회고록을 써내는 등 친구가 됩니다.
결말도 인상적이었던 이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의 기억이란 얼마나 불확실한가에 대한 생각을 했었는데요.
실제로 DNA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기존의 유죄판결이 뒤집힌 사례는 미국에서만 2019년까지 수백 건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중 약 75%가 목격자의 증언에 기초해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이었다는 점은 인간의 기억이 얼마나 부정확한지 증명하는 지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그리하여 현재 법원에서는 기억 왜곡 또는 혼동 가능성을 고려하여 목격자 진술 간의 모순점, 객관적인 상황과의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증언의 증명력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증명력: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의 법관의 신뢰 정도
누군가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재판에서 증언의 중요성, 그리고 그러한 증언에서의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기억 왜곡과 불확실함을 다루는 이 책은 법학 전공인 저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신선했던 점은 일반적인 추리소설처럼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재판을 거쳐 판결까지 내려진 1년 전의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이미 끝났다고 여겨진 사건을 여러 증인의 진술을 통해 되짚어간다는 점, 그 와중에 발생한 범죄와의 연관성을 그린 내용이 새로웠어요🤩
이 소설은 처음부터 긴박감 넘치게 전개되며, 빠른 속도감 덕분에 지루하다고 느낀 부분이 단 한 부분도 없었다는 점!
증인들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날수록 그들이 숨기고 있었던 것이 밝혀지고, 사람의 욕심과 수치심, 합리화가 자신의 기억과 판단에 개입하고, 스스로 믿고 싶어하는 것을 확신하게 된 과정의 개연성이 자연스러워 잘 짜여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잘 짜여진 추리소설< 무조건 읽어야 하는 거 아시죠
‘역시 추리소설은 이 맛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술술 읽혔고, 내가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작품이었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미 진행되었던 재판에서 피고인 사사키의 아들 역시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고 해명했을 텐데, 이러한 내용이 기존 재판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것처럼 느껴졌다는 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고바야시가 먼저 술집을 나갔다는 사실이나, 자신은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꽂혀있는 칼을 빼줬을 뿐이고 그 장면이 사진에 찍혔으며, 이후 지갑만 들고 도망쳤다는 식의 진술을 할 수 있었겠됴? 이런 것들은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졌을 법한 내용이라 이러한 진술들이 법정에서 하나도 참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아주 약~간)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기업 임원과 전과가 있는 청년이라는 서로 다른 사회적 위치를 생각했을 때 애초에 한쪽을 유력한 범인으로 낙인 찍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의 진술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해가 가더라구요. 이러한 상황이 지금의 사회와 크게 다를 바 없어보여 씁쓸해지기도 했구요🚬🚬🚬
이러한 부분이 작품에서 조금 더 비중 있게 다뤄졌다면, 단순히 기억의 불확실성을 넘어 증언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편견과 판단이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생각해 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7인의 증인』은 인간의 기억과 증언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과연 진실인지 질문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