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어 - 소원을 들어주는 물고기 파랑새 사과문고 97
김성범 지음, 이오 그림 / 파랑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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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범 글 / 이오 그림 / 파랑새

소원을 들어주는 물고기 몽어를 들어본적이 있나요?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날. 나래는 남동생 파랑이와 강으로 물구경을 나갑니다. 그런데 거센 바람과 함께 우산을 쓰고 있던 파랑이가 순식간에 강물에 빠지게 되고, 나래는 손 쓸 틈도 없이 동생을 잃게 됩니다. 동생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 후 나래는 미안한 마음과 그리움을 항상 간직한채로 살아가죠.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의 심정은 또 어떠했을까요. 그리고 나래를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의 마음은 또 어떠했을까요. 하나밖에 없는 손자를 잃어버린 할아버지의 마음은 또 어떻구요. 아이들만 강가로 보냈다는 죄책감에 어른들은 더큰 고통속에 살았을겁니다.

그 날 그때의 사건만 아니었다면 너무나 화목했을 이 가족은 그 날 이후 일상에 많은 변화가 찾아옵니다.

수다쟁이 엄마는 이제 말이 없습니다.

나래가 혼자 강에 나가는 것도, 숨참기 연습을 하는것도 어느것 하나 놀이가 되지 못합니다.

좋은 추억이 가득했던 강 이라는 공간은 이제 가족들에게 고통의 장소가 되어요.

'우리 집 사람들은 모두 물고기를 닮았습니다. 뻐끔뻐끔 숨만 쉬고 말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

'손가락을 싸매고 집에 들어서자, 엄마가 곱지 않은 눈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다쳐서는 안되는데 다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는 하는 짓이 늘 그 모양이니 . 엄마는 표정없이 뒤돌아서 가버립니다. '

구성원 모두가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내보이려하지 않습니다. 차마 내보일수 없었던 걸까요? 작가는 그들의 상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지만 꾹꾹 눌러 담은 그 마음을 알기에 더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할아버지야 물고기를 조각한다지만 다른 가족들은 각자의 상처를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물고기 천마리를 다 만들고 나면 할아버지의 슬픔이 조금은 가실까요 ?

우리는 왜 그렇게 자신의 상처에 대해 말하는것을 두려워하는걸까요 ?

나래는 할아버지한테서 소원을 들어주는 꿈꾸는 물고기 몽어에 대해 듣게됩니다. 똑같은 소원 천개가 모이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몽땅 가져다 준다는 물고기 이야기요.

나래는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 아빠가 큰 목소리로 우리 딸 하고 불러줬으면 좋겠고 , 온 가족이 밥먹을때 하하하하 웃으면서 먹었으면 좋겠고, 엄마의 잔소리도 듣고 싶은데....나래는 그 많은 소원들을 뒤로하고 딱 하나..동생 파랑이가 물속에서 숨이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

나래는 몽어를 만났을까요 ? 몽어는 파랑이를 위한 나래의 간절한 바램을 들어주었을까요 ?

한 문장 한 문장 슬픔이 묻어나는 그림책입니다.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후반부가 특히 아름다워요. 슬픔에 파뭍혀있던 가족은 이제 각자의 상처에서 시선을 돌려 가족 구성원의 아픔도 함께 이겨내기로 약속합니다. 그 희망적인 결론이 너무나 좋아서 내내 무거운 마음이다가 다시 환하게 웃어봅니다.

우연히 , 정말 우연히 일어난 사고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쉽게 뒤틀릴수 있는지 ,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확인했지만 결국 가족이란게 나를 지탱해주는 가장 강력한 방패라는걸 확인할수 있었어요 !

처음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너무나 아름다운 물고기 그림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첫눈에 보고 어떤 신비한 힘에 이끌렸어요.책을 읽는 내내 이 자유롭고 신비로운 물고기를 머릿속으로 그렸습니다. 이오 작가님에 대해 더 검색했지만 자료를 많이 확인하지는 못해서 아쉽습니다 ! 더 많은 작품으로 만나뵐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요

'달려가서 엄마를 안아 줍니다. 엄마가 참말로 아기처럼 엉엉 소리내어 웁니다. 엄마가 나를 꼬옥 안아줍니다.엄마가 바로 나의 몽어입니다 '

당신의 소원을 걷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몽어가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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