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 가는 길 그린이네 그림책장
권희주 지음 / 그린북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권희주 글. 그림 / 그린북 출판사

하얀 안개가 짙게 깔린 자유로 그 어디쯤일까. 반투명 트레이싱지를 벗겨보면 너무나 맑은 풍경위로 자유로이 날고 있는 철새들이 보이고,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볼수 있는 날이라면 길위로 떠나봐도 좋지 싶은 충동이 인다.

내 머리위로 정지 신호등을 이고 기다리면서 나는 생각해.

그런날이 있지.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날. 도로 옆으로 비켜가는 전신주들의 꼬인 선들이 꼭 내 머릿속 같다며 되뇌여. 남들 꿈엔 다들 관심 없겠지만 그래서 아무도 내 꿈이 뭐냐고 묻진 않지만 나도 꿈을 꾸고 살아가. 입밖에 꺼내놓으면 지키지 못할까봐 부끄러워서 그냥 입속으로 매번 삼키게 되는.. 소심이의 무명 꿈.

어느날 작정하고 꿈 이야길 꺼내놓으려고 했지만 매번 삼켜서 일까 그냥 너무 낯선 느낌이 들었어.

길 한가운데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두리번 거리기도 했고, 말못하는 이정표가 뭐라도 알려줄까 싶어 빤히 째려본적도 있어. 목적지는 분명 어딘가에 있겠지만 , 너무 지쳐버린 탓일까 어쩌면 그 목적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곳일거란 생각. 어쩌면 그 목적지는 내가 진짜 원했던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들었어.

그래. 난 여기까지인가봐. 포기하는게 맞을까?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온건가 ? 아니면 조금만 더 가볼까? 어느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불안만 커갔어.

그때 내안에 숨어있던 또다른 내가 나에게 말을 걸어와. 나무를 꼭 닮은 아이. 굳건하고 심지굳은 그 아이는 나보다 더 어른스럽게 날 위로해. 열매를 맺으려면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야. 나는 너무나 간절히 열매를 원했어.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걸 보여주고 싶었거든. 주렁주렁 달린 열매라면 애썼던 시간들을 보상해줄것 같았어. 그런데 있잖아 왜 꼭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 햇살과 바람을 이기고 이만큼 자란것도 너무 예쁘지 않아? 열매는 아직 없지만 난 아직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잖아. 더 많은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고 나는 더 단단해질테니까. 헤매는 그 길위에서 나는 더 자유로워질거야.......

한권의 시집 같은 그림책입니다. 여백이 많아 아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의 이야기를 덧붙여 그림책을 읽었습니다. 자유로 길 한복판에서 과속을 하기도 했고 , 꽉민힌 정체도로 한가운데에 혼자 있기도 했으며, 엉뚱한 곳에서 헤맨적도 있는 지난날들과 현재가 떠올라 딱 내 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길 위였기때문에 헤매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 가시솟던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위험..사고 잦은곳..감속운행..속도 제한 표시..구간 단속 표시..동물 출현 주의..빗길 안전운행..추락위험 경고..친절한 목적지 이정표들...휴게실 안내..안개지역 주의...생각해보니 이 친절한 안내판 덕에 그나마 여기까지 올수 있었네요 !

"나의 자유로는 자유다!" 작가님의 고백이 귀여운 말장난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 꿈을 이루기 위해 까만밤 숱한 고민을 안고 자유로를 건넜을 작가님을 생각하니 자유로는 분명 작가님에겐 따뜻한 위로의 공간이었을것 같습니다.

오늘도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길위에서 헤매고 있는 꿈을 찾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꼬옥 선물해주고 싶네요! 자유로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니...는 안통할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자유로 드라이브 어때요 하고 말하고픈?^^ ㅎㅎㅎ 어쨋거나 자기만의 위로와 치유의 공간을 일상에서 꼭 찾는일은 중요한 것 같네요!

열매를 꿈꾸는 핑크 핑크한 나무 그림에 특히나 눈이 갑니다. 열매를 꿈꾸는 제 마음이 딱 저런모습인거 같아서 ! 너무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건 판화작업일까요?? 언제 한번 작가님의 작업과정도 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