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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너머 ㅣ 그림책향 18
조명선 지음 / 향출판사 / 2021년 8월
평점 :





[ 수영장 너머 ]
조명선 글 그림 / 그림책 향
트레싱지로 덮힌 비밀스러운 커버가 궁금증을 더 불러 일으켰다. 트레싱지를 벗겨내자 실내 수영장이 시원하게 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수영장 문을 막 열고 입장한 사람이 된것같은 착각....
책속 화자는 아마도 아이를 수영장에 데리고 간 엄마로 보인다. 혹여 물이 차갑지는 않을까 ?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어떡하지 ? 숨이 안쉬어지면 ? 가라앉으면 ? 무섭진 않을까 ? 이런 걱정은 아이를 향한 독백이면서도, 수영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 자신에게 묻는 질문으로도 들렸다. 화자인 '나'는 이 모든 풍경을 수영장 너머에서 세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두려움으로 인해 투명창을 넘어가진 못하는 화자이면서 동시에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가득찬 독자의 모습일수도 있겠다.
머릿속으로는 그렇게 위험하지도 겁낼것도 없다 말하면서도 머뭇거리는 그녀를 공감할수 없다고 말하는 독자는 없을것이다. 주저 앉을것만 같은 그녀는 그러나 상급자들의 멋진 수영을 동경하면서 조금씩 용기를 낸다. 그들이 저렇게 멋지게 해냈다면 나도 할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숨을 크게 한번 쉬고 할수 있다고 다짐하며 이 책은 끝이 난다.
가장 인상깊은 페이지는 맨마지막 텅빈 고요한 수영장...그리고 그 레인엔 누군가 수영을 하고 있다는것. 수영을 하는 사람이 그녀인지는 전혀 분간할순 없지만 독자는 저 거칠게 튀어오르는 물방울들이 틀림없이 그녀라고 믿을것이다.
나는 새로운 도전에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라 이 책 화자가 내 일기장을 훔쳐본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수영장 너머로 지켜보기만 하던 화자는 이제 수영장물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존재가 되었고, 그녀가 마치 나 자신인것만 같아서 열열한 응원을 보냈다.
50분에서 한시간 정도의 수영장 풍경이 이 그림책에 시간의 서사에 따라 생생하게 포착되있 다. 슬로우모션을 보듯 천천히 책을 넘기면 내가 마치 수영장 너무 투명한 유리창에서 내 아이를 , 또는 연습하는 사람들을 근심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보는듯한 착각이 들정도이다 . 각 인물들의 자세와 역동적인 움직임...그리고 긴장감.. 파랗고 조금은 차가운 수영장물의 감촉도 느껴오는듯 하다.
두렵다면 그냥 두려운대로 지켜보자. 당장 두려움을 무릅쓰고 해내야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 수영을 배우고 싶다면 수영장을 자주 가고 사람들을 지켜보자. 그러면서 담장은 서서히 허물어지기도 하겠지. 허물어지지 않는다면 시간이 더 필요한건지도 몰라. 저들은 어떻게 해서 저렇게 잘하게 되었을까 ? 참 근사하고 멋진걸 ? 나도 저렇게 되고 싶은데 ? 이 과정은 꼭 필요한 과정인것 같다. 마음속에 간절히 하고싶다는 열정이 생겼을때가 굿 타이밍 이니까. 시작이 반이다 ! 일단 두려움을 극복하고 발을 딛었다면 이젠 정복여부는 크게 중요치 않다. 두려움을 극복한 도전이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밝게 빛나는 존재니까 .
한여름에 선물받은 책인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야 읽었다. 한여름에 정말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다. 아이를 데리고 수영장에 갈때마다 앞으론 이 책이 생각날것 같다. 물 공포증이 있는 내게도 나도 한번? 하는 생각을 갖게 한 책이었으니까 . 특히나 새로운 도전을 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면 참 좋을책같다. 도전을 할지 말지는 물론 오로지 당신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