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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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연작 소설 / 문학과 지성사

674층의 단일 건물이면서 한 나라인 그곳. 빈스 토크. jack and beanstalk 의 콩나무 줄기에서 따온 빈스토크가 이 소설의 배경이다. 연작소설로 총 여섯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 있고 각 단편은 각각의 소주제는 따로있지만 결국 우리사회의 모순들과 가치관 ,이기심 , 부조리함 등을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여섯개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잘 어우러진 모양새다.

SF 소설의 범주에 든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한 소국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나치게 허황된 이야기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지금과 똑같은 밋밋한 사회구조는 아닌 이야기. 그래서 독특했고 재밌었다. 대체 이런 신선한 소재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거지?

우리들의 삶이 평면이 아닌 3차원이라면 인간의 본질마저 많이 변화할것 같지만 어쩌면 어떤 본질은 더 짙게 굳어져서 인간의 영원한 숙제가 되기도 하는것 같다. 익명의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SNS 활동을 하고 , 먹이를 구하는 일보다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곰이 열반에 드는 이야기도 그렇고 영혼없는 로봇 이야기도 그렇고..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나의 문제에 대해 들여다 보길 포기하지 않는다.

후반부에 실린 타워 개념어 사전은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봐도 좋을듯 하다. 작가는 이 소설책 하나로 하나의 국가를 만들고 살아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빈스토크의 전개도를 그릴수 있을것만 같고 몇층에 가면 그이들을 만날것만 같은 생각도 든다. 책을 처음에 읽었을때는 바벨탑이 떠올랐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저 탐욕스러운 인간이기만 한것도 아니었다. 누군가가 나누어준 따뜻한 온기로 희망을 찾은 사람도 있었고 너무 청렴해서 바보 소리를 듣는 사람도 있었고 무기로 구입한 꼬끼리를 구해내기 위해 황당한 실수를 한 사람도 있었지.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래도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부단히 살아내려고 하는 이의 모습이 존경스럽기도 하다. 어떤 사회에 살든 그 사회를 어둡게 만드는 것도, 밝게 만드는 것도 인간이라는 사실...내가 속한 이 타워는 오늘 어떤 권력을 탐내고 어떤 부조리를 고발하고 또 어떤 수수함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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