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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기울이면 ㅣ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15
조 로링 피셔 지음, 나태주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조 로링 피셔 지음 / 나태주 옮김 / 불광출판사
<풀꽃>이라는 시로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나태주 시인이 우리말로 번역해주신 그림책이라서 그런지 신간이 나오자 마자 너무 읽어보고 싶었다.
제목을 읽는데 왠지 저 사이에 목적어를 넣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마음을 기울이면 ? 관심을 기울이면 ? 귀를 기울이면 ? 목적어가 뭐가 됐든 간에 "기울인다는 것"의 의미는 더 자세히 들여다 본다는 의미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나태주 시인의 풀꽃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구절이 계속해서 오버랩된다.
커버를 넘기자마자 알록달록 세계지도가 나오고 , 지도 위에는 그 나라와 관련있는 어떤것들이 하나씩 그려져 있다. 작가는 아마도 우릴 이곳으로 데려가고 싶은 모양이다. 원서 제목은 'Taking time ' ...이 많은 곳을 여행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군 ㅋㅋ
가만히 들여다 보면 벚꽃잎의 흩어짐도, 부드럽디 부드러운 강아지 털의 촉감도 ,누군가의 심장 뛰는 소리도 , 누군가의 피나는 노력을 지켜보는 일도 모두 우리를 두근거리게 한다. 다만 우리가 너무 빠르게 지나쳤기 때문에 몰랐을 존재들일뿐..
' 사랑하는 누군가의 눈에 비친 나의 웃는 모습을 들여다본적이 있나요 ? 하늘높이 나는 새들을 관찰해본적 있나요 ? 눈송이가 흩날리는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본적 있나요 ? 바닷가 파도소리가 얼마나 근사한지 , 그소리에 귀기울여본적 있나요 ? '
나는 마지막 장면이 특히 좋았다. 아이들이 큰 느티나무 아래 모여 각자가 가지고 온 아름다운 선물들을 서로 만져보기도 하고 들여다보기도 하고 귀기울여보기도 하고 가지고 논다. 소중한것을 혼자만 가지려하지 않고 , 다같이 가지고 노는 장면...난 이게 너무 소중하거든. 넌 뭐가 소중해 ? 아 그래서 소중하구나 ! 난 이런점이 너무 좋아서 가지고 와봤어. 이렇게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상상되면서 나도 끼워주면 안되냐고 묻는 나 ^^
여기에 가지고 갈 내 선물은 뭐가 좋을까 ? 친구들하고 나누고 싶은 내 소중한 것들은 뭐지 ? 빗방울이 부딪치는 소리...저녁무렵 붉게 물든 하늘....유난히 환한 별들..은하수..달무리...손때묻은 다이어리..시집...안개꽃..하...너무 많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이 너무 물질적인 쪽으로 가고 있는건 아닌지, 왜 소중한 것들이 혼자의 전유물처럼 변해가는지, 정작 우리에게 소중한것들은 누구나 다 함께 가질수 있는 저렇게 작고 이쁜 조각들인데 ..함께 나누지 못하는 것보다는 같이 나눌수 있는게 더 소중한건 아닐까?
천천히 걷고, 천천히 돌아보고, 천천히 올려다보고 , 천천히 관찰하면서 , 천천히 냄새맡고 , 천천히 맛보고 , 천천히 만져보고, 더 천천히 걸어요 우리...
그러면 더 잘 보이고 더 잘 들리고 마구마구 좋아지는 것들이 분명 많아질거에요.
함께 나눌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 소중한 물건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너무나 따뜻한 화풍..따뜻한 시 같은 글들...이 봄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림책 소개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