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랑 난 달라요 한울림 별똥별 그림책
안 에르보 지음,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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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얘기를 들어주세요 > <바람은 보이지 않아> 라는 작품을 통해 안 에르보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자꾸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 읽고 나면 왠지 다시 봐야 할것 같은 그림책, 다시 읽으면 느낌이 또달라 지는 그림책...이 작가님의 그림책이 나한텐 그렇다.

면지에는 따로 또 같이 ...닮아보이면서도 같지 않은 수많은 dots 들이 보이고 , 표지에는 여덟가지 색깔을 가진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보인다. "다름 "에 대한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한 걸까? 빗방울처럼 통통 튀는 땡땡이들 때문에 시작부터 책속에는 생기가 가득하다

엄마와 아빠는 아이에게 말한다.

" 아이야 ! 너는 어떤 순간엔 늑대이고 어떤순간엔 야옹이고 어떤순간엔 병아리, 토끼,모기,개구리, 오리, 나비 란다" .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아이의 모습을 엄마아빠는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는 그렇게 붙여진 이름에 동의하지 않고, 거꾸로 자기가 관찰한 엄마의 특징 그리고 아빠의 특징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아빠는 서두르지만 엄마는 느긋하다고 , 아빠는 입맛이 까다롭지만 엄마는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정말 달라고 너~~무 다른 부부라는 개체 ㅎㅎㅎ

둘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으면 반반씩 닮기도 하겠고만 ..아이는 아니라고 딱잘라 말한다..자기는 엄마아빠랑 다르다고 , 나는 나라고 !!!

엄마와 아이의 시각차이에서도 잘 알수 있듯이, 내가 정의하는 나와 타인이 정의하는 나는 분명 다른 모습일테지. 어떨땐 타인이 정의하는 내모습이 내 모습같아 헷갈릴때도 있고 , 내가 보는 내 모습이 그 정의에 한참 못미쳐서 부끄럽게 느껴질때도 있다. 중요한것은 정의는 하되 판단하지 않는것. 아이의 말처럼 "난 그냥 나"다 . 상황에 따라서 여러가지 컬러로 변할수도 있고 또 무미건조한 색이 될수도 있는 존재. 뭐든지 할 수 있고, 무엇인지 될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 말이다.

아이의 세계를 너무 정확하게 짚어내는 작가님의 관찰력은 또한 섬세하다.' 얜 아직은 어려서 잘 모를거야 '라고 이야기 하지만 아이는 이미 부모라는 존재를 자신의 시각으로 정의내렸고, 자신의 색깔도 파악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 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무던히도 닮아가려고 했다. 엄마 아빠가 지어준 그 이름들이 맞다고 생각했고 , 그래서 그 이름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노력했던 것도 같다. 감히 그 틀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 내었고 , 엄마아빠와 다른 컬러를 갖는다는 것이, 다른 영역에 있는다는것이 두려웠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이름 갖기를 주저했던 내 과거와 마주했고 아팠고 또 기뻤다. 나에게 맞지도 않는 옷을 입으려 애쓸 필요 없어, 서툴지만 꼭맞는 옷을 내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건 어떨까? 시간은 오래걸리겠지만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멋진 컬러가 되어줄거야 .

지금 당신의 컬러는 무슨 색깔을 하고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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