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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와인
엘리자베스 녹스 지음, 이예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천사와 인간의 우정사이를 와인의 향기와 맛을 음미하듯이 그려낸 이야기이다.
인간 소브랑과 천사 새스의 만남으로 인해서 1년에 한번씩 만나는 그들 사이에 우정이 싹트고 사랑으로 발전한다.
소브랑은 남성이고 천사의 몸도 남성의 몸이라 그런가.. 그들의 사랑, 순수한 마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기에는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그들의 진심이 잘 녹아 있어서 거부감은 없었다.
낯선듯한 문체로 처음에는 이야기속에 깊이 빠지지 못했다.
철학적인듯한 이야기들도 들어있고 흐름이 끈기는 기분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브랑과 새스 그리고 소브랑의 식구들과 오로라까지 여러 인물들에 각각의 개성을 부여해 특징적인 상황들을 맛볼수 있어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듯했다.
새스가 타락천사임을 안 소브랑은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지만 또다시 타락천사와의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단순한 그들의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감정에 중점을 두고 와인에 대한 이야기와 살인사건과 관계된 이야기등 미스터리요소가 가미되어 독특하고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그리고 소브랑이 젊어서부터 늙어서 죽기까지의 일생을 보여주고 있어 한 사람의 인생을 고스란히 관찰할수 있어서 내가 직접 그의 인생을 평가하고 있었던 느낌이 들기도 했다.
새스는 자신이 그리스도의 사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본... 원본이 아닌 복사된 그 어떤것. 이렇게 놓고 보면 원본만이 중요하고 사본은 가치가 떨어지거나 원본에 속해있는 것으로 보기가 쉽다.
하지만 새스는 자신이 사본임을 앎에도 자신의 개성을 인정해주고 하나의 개체로 인정되고 싶음을 나타내고 있는듯 하다.
그와의 대화속에서 나타나는 이면에서 느낀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사본이라는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을터..
날개를 잃은 새스는 인간세상에서 살아가게 된다.
온전한 두 다리로, 걸어다니며.. 살아있음을 느끼기는 하지만 날개를 잃은 절망감과 사람들사이에 섞여 점점 인간화 되어가는 그를 보면서 안쓰럽기도 했다.
영원히 한 사람곁에 머물수 없기에.. 안타까운 그의 현실에 고개숙여질 뿐이다.
여기에서 나오는 와인들의 향과 맛은 새스를 닮은듯 했다.
떫기도 달기도하고 숙성이 덜되기도 하고 숙성이 잘된듯한 와인.
인간도 그에 걸맞게 비유할수 있겠지만 어쩌면 타락천사 새스와 더 잘어울릴것 같다.
아마도 그는 없어지지 않을 맛의 풍미가 더해져만 가는 그런 와인을 닮은것이 아닐까..
소브랑이 부럽기도 했다. 영원히 그를 잊지 않을 친구가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