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릿 2 비꽃 세계 고전문학 28
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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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넘은 그게 놀라웠다. 그 현상 자체 때문이 아니라, 더없이 소중하고 다정한 존재가 자신이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현명하게 결정한 게 누구 혹은 무엇 때문인지 확실 - P425

히 모르다, 소용돌이치는 삶의 굴레가 갑자기 멈춘 다음에 비로소 또렷이 깨닫곤 한다. 질병에 걸릴 때나 깊은 슬픔에 빠질 때, 혹은 깊이 사랑하던 사람이 죽을 때 깨닫곤 하니, 쓴 게 약이라는 말은 여기에도 들어맞는다. 클레넘도 깊은 고통 가운데서 그걸 또렷하고 포근하게 떠올렸다. - P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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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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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이 마차를 타고 지나친 어느 화려한 도시도, 어느 대성당 첨탑도, 도릿 선생이 세운 공중누각보다 튼튼하거나 드높지 않았다. 손강물도 론 강물도 그 작업 속도에 비할 만큼 빠르지 않고, 지중해도 도릿선생이 깊이 파낸 성곽 토대보다 깊지 않고, 코르니쉬 고갯길에서 멀리보이는 풍경도, 더없이 훌륭한 제노바 언덕과 해안도 도릿 선생이 지어올린 공중누각보다 아름답지 않았다. 도릿 선생은 더할 데 없이 훌륭한공중누각을 그렇게 지어 올리며 하얀 주택과 더러운 악당이 가득한 치비타베키아에 상륙하고, 도로마다 가득한 쓰레기를 헤치며 로마로 나아갔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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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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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릿이 볼 때, 사교계는 일종의 고급 마셜씨 교도소랑 비슷했다. 많은 사람이 해외로 깃드는 이유 역시 빚이나 게으름, 인간관계, 호기심, 집에서 지내는 게 안 맞는 등등이니, 많은 사람이 교도소로들어오는 이유와 너무나 똑같았다. 집사와 현지인에 이끌려서 외국도시로 들어서는 모습 역시 채무자가 교도소로 끌려오는 광경과 똑같았다. 교회와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교도소 마당을 따분하게 돌아다니는 광경 그대로였다. 내일이면, 다음 주면 대체로 떠나는데, 자기 마음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고, 자신이 다짐한 걸 실제로 하는경우나 자신이 마음먹은 곳을 가는 경우도 드무니, 이런 모습 역시 교도소 채무자랑 너무나 비슷했다. 허술한 숙소에 묵으려고 높은 비용을 내고, 좋아하는 척하면서도 뒤에서 비난하니, 마셜씨 교도소 전통 그대로였다. 떠나기 싫은 척하면서도 뒤에 남은 사람은 먼저 떠난 사람을 부러워하는 모습에도 마셜씨 교도소 기질이 나타났다. 교도소에서그러듯, 여행객 역시 자기네끼리만 통하는 은어를 입에 달고 살았다. 여행객이나 죄수나, 특정 대상에 마음을 붙이는 능력이 부족한 모습도 똑같고, 서로를 타락시키는 습성도 똑같고, 옷을 허술하게 입고 지저분하게 살아가는 모습도 똑같았다. 모든 점에서 마셜씨 교도소 사람을보는 것 같았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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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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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두 눈에 표정이 없다면, 그건 표현할 게 없기 때문이고, 행여나 주름살이 없다면, 그건 그 명칭이든 다른 명칭이든 얼굴에 새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불이 한 번도 제대로 안 붙다, 이제는 불꽃마저 꺼져서 차갑고 창뱍한 여인이었다. - P26

제너럴 부인은 의견이 없었다. 마음을 다지는 방식은 의견이 생기는 자체를 차단하는 거였다. 머릿속에 홈을 동그랗게 파거나 레일을 동그랗게 깔아서 다른 사람의 다양한 의견이 열차처럼 지나가게 하니, 각 열차는 다른 열차와 부닥친 적도, 특정 목적지에 도달한 적도 없었다. 제너럴 부인의 예의범절은 세상에 부당한 게 있어도 따지질 않았다. 부당한 걸 없애는 방법은 눈에 안 보이는 데로 치워놓고 아예 없는척하는 것이었다. 마음을 다지는 또 다른 방법・・・・・・ 골치 아픈 품목은 찬장에 쑤셔 넣고 자물쇠를 채워서 아예 없다고 여기는 방식. 가장쉬운 방식이며 비할 데 없이 탁월한 예의범절이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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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지음, 김옥수 옮김 / 비꽃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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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높은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 백발 신사가 가슴을 부풀리는게, 자신을 게으르고 불쌍한 놈 가운데 하나로 취급하는 것에 반발하는듯하더니, 화가 여행자가 말을 마치자마자, 자신은 어디서든 지도자로 활약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다는 표정으로 근엄하게 입을열었다. 겨우내 여기에 있으면 지루하겠다는 의견을 묵직하게 내뱉은것이다.
수사신부는 약간 따분하다는 걸 무슈에게 인정했다. 공기는 희박해서 충분히 오랫동안 잇따라 빨아들여야 하고, 추위는 모질다. 그걸 견디려면 젊고 튼튼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들은 젊고 튼튼하니, 하늘에서 내리는 은총을...... - P23

"네, 훌륭하군요. 하지만 갇혀서 지내야 하지요"라고 백발 신사가끼어들고 수사신부는 계속 말했다.
날씨가 아무리 험악해도 바깥에 나가서 돌아다니는 날이 많다. 조그만 길을 내서 운동하는 전통이 있다. - P23

"하지만 공간이 너무 작아요. 너무나 - 하 - 비좁아요."
둘러볼 피난처가 곳곳에 있다는 사실을, 그곳으로 가는 길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무슈는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무슈는 여전히 강조한다. 공간이 너무 - 하 - 으흠 - 비좁다. 게다가 하루하루가 늘 똑같다. 늘 똑같다.
수사신부는 그렇지 않다는 미소를 머금으며 어깨를 가만히 으쓱하다 가만히 내렸다. 그리고 말했다. 그 말은 맞다. 하지만 모든 사물은 나름대로 자기 관점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무슈도, 자신도, 이곳의 초라한 삶을 똑같은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는다. 무슈는 갇혀 사는 데 익숙하지않다. - P24

무슈는 영국인 여행자로, 쾌적하게 여행할 수단이 가득하다. 재산도 많고 마차도 많고 하인도……………
"완벽하지요, 완벽해. 당연히."
백발 신사가 대답하자, 수사신부가 다시 말했다.
무슈는 ‘내일 여기에 갈까, 다음날 저기에 갈까, 이 장벽을 넘을까,
저 경계를 넓힐까‘를 선택할 권한이 없는 처지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없다. 인간은 필요에 따라 마음이 효율적으로 적응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없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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