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파리는 날마다 축제>
찬 바람이 봄을 밀어내는 것 같은 요즘 같은 날씨에 대해 헤밍웨이는 ...

그토록 많은 나무가 있는 파리에서 우리는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어느 날 밤 따뜻한 바람이 불더니 다음 날 아침 봄이 갑자기 눈앞에 와 있음을 실감하곤 했다. 그러나 가끔 엄청나게 내리는 찬비가 오는 봄을 막아서 봄이 결코 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고, 그래서 우리가 인생에서 한 계절을 잃어버리는 듯 (계속) - P45
한 아픔을 느끼기도 했다. 그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었고, 이 시기가 파리에서 정말 유일하게 서글픈 때였다. 우리는 흔히 가을이 슬픈 계절이라고 한다. 나뭇잎이 떨어지고 헐벗은 나뭇가지가 차가운 겨울 햇볕 아래 앙상한 모습으로 바람에 휘둘릴 때면 마치 우리 몸의 일부가 죽어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을 덮은 얼음이 녹으면 다시 강물이 흐르리라는 것을알고 있듯이, 우리는 결국 봄이 오리란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차가운 비가 고집스럽게 계속 내려서 봄이 오지 못하게 밀쳐 낸다면, 우리에게 그것은 마치 한 젊은이가 아무 이유 없이 죽임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당시에도언제나 봄은 끝내 찾아오고야 말았지만, 봄이 오지 못할 뻔했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기분이 들곤 했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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