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원::잊지마, 넌 호랑이야
어린시절 가족 나들이로 가장 많이 찾던 곳이 동물원이었습니다.
김밥과 간식을 싸들고 찾은 동물원은 마냥 신기하고 재미난 세상이었으니까요.
세월이 흘러서 결혼을 하고나서 아이와 함께 다시금 동물원을 찾게 되더라구요.
집에서 동물원이 멀지만, 그래도 아이에겐 동물원 나들이가 최고의 선물이 되네요.
동물을 보호하는 어린이로 자라게 하고 싶은 생각에 어린이 패트롤이 되서
동물원의 동물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참여를 하곤 했습니다.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통해서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프로그램을 참여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던 아이였습니다.

<잊지마, 넌 호랑이야>에서는 동물원에 사는 호랑이와 두루미, 그리고 코끼리의 행동을
통해서 답답한 동물원이 아닌 그들이 원래 살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인간도 동물도 모두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자신의 고향땅을 그리워하는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몇년전 동물원에서 제돌이를 돌려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던게 기억이 납니다.
동물원에 가면 가장 먼저 티켓을 구입하고 시간에 맞추어 보던 공연이 바로 돌고래쇼였습니다.
이젠 볼 수 없는 돌고래들의 모습이 되었지만요.
제돌이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잘 살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야생에서 태어난 호랑이와는 다르게 동물원에서 태어난 호랑이 천둥은 여러면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야생성이 많이 사라졌을테니까요.
시베리아에서 온 호랑이들은 자신들이 살던 시베리아 숲을 그리워하지만,
동물원에서 태어난 천둥은 그런 고향에 대한 생각은 없습니다.
막연히 들리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런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상상을 하는 모습입니다.
인간이고 동물이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천둥이 또한 같은 시베리아산 호랑이의 무리에서 따를 당하게 됩니다.
안타까운 모습을 동물 세상에서도 보게 되네요.

중국 습지가 고향인 두루미 갑돌이와 갑순이의 이야기 또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훨훨 날아다녀야 할 야생의 새들을 동물원에 가두어 두는게 옳은 일인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야 동물원에 두루미가 있어서 보러 가지만, 그들의 자유를 함부로 구속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저도 가끔씩 하게 됩니다.
훨훨 날아다닐 자유를 다시금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코끼리 산이의 이야기는 더욱 더 동물들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분별한 상아를 얻기 위해서 자행되는 살상은 없어져야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저도 상아로 만들어진 장식품은 일절 구입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밀렵군들이 함부로 코끼리들에게 총을 쏜다는걸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봤기 때문입니다.
꽁이는 이런 환경에서 가족을 모두 잃고 동물원에 오게 됩니다.
총소리만 들어도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산이는 서커스단에서 태어난 코끼리 입니다.
태어날때부터 자유를 억압 받아온 코끼리입니다.
인간을 위해서 재주를 부리는게 가장 큰 즐거움으로 알고 지내는 코끼리의 모습이
짠해집니다.
나도 너희처럼 가족이 있고 고향이 있어.
나도 자유를 누리고 싶어.
구경 거리가 되는 건 정말 싫다고!
천둥, 갑돌이, 꽁이의 외침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물원 구경을 누구보다 좋아하던 사람으로써 그들의 아픔을
외면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동물원에 가게 되면 새로운 시각으로 동물들을 봐라보게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