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 만화에세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를 알게된건 얼마전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읽으면서다.
일본의 작가이고, 나이도 나랑 비슷하다 보니까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에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다.
마스다 미리라는 사람이 다방면에 재주가 많다는 말을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듯 만화, 에세이, 소설 등 여러 장르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이번에 본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글과 만화가 어우러진 에세이다.
책의 사이즈가 아담해서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끔은 나도 가방에 책한권을 넣고 다니는 여자이고 싶으니 말이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바로 첫사랑의 느낌의 연속성일듯 생각이 든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사랑 앞에 두근거리는 마음이 아닐까?
학생시절에는 그토록 동경하던 일들이 나이가 듦에 따라 더이상 그때의 두근거리고
설레이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많은것이 변하기 때문에 마음 또한 점점 변해가고 있는 모습을 글과 만화를 통해서
재미나게 적어 나가고 있다.
커플룩 입기, 수제 초콜릿 선물하기, 패스트푸드점 데이트하기, 방과 후의 고백,
그의 터진 옷을 꿰매주기, 자전거 둘이서 함께 타기, 가사 실습 음식 챙겨주기 등에 대한
작가의 학창시절 연애의 로망이 책속에서 나온다.
나는 여중을 나와서 그시절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하진 못했지만,
충분히 그 시절 하고 싶었던 연애를 못해본 작가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된다.
작가는 커플인 친구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많이 부러웠던것 같다.
어린 나이였으니까.
그 시절 못해 봤던걸 30.40대가 되어서 해볼려고 하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서 그때의 감정이 사라진 부분을 발견을 하게 되는 작가 마스다 미리다.
발렌타인데이가 되면 주고받는 초콜릿!
남자친구에게 주기 위해서 초코릿을 녹여서 모양을 내는 수제 초콜릿 선물을 나도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작가와 마찬가지로 남자 친구가 없었으니까..
작가는 나이가 들어서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서 선물을 하면 철지난 선물이 된다고 한다.
자식에게 만들어 주면 좋아할지 모르지만, 성인 남자에게 수제 초콜릿을 주면 '구두쇠'로 찍힐게
뻔하다는 글에 격한 공감이 들었다.
지금에 와서 십대에 못해봤던 추억을 만들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니까..
누려야 할때 누리고 되돌아 보면서 그때의 추억을 곱씹을 나이이니까..
하지만, 다시금 내 나이가 50대가 되면 10년전 못해봤던 일들에 대한 추억에 빠져들게 될것 같다.
지금의 나이에 누려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는것 같다.
지금의 나이는 발꿈치 각질을 넋을 잃고 보게되는 나이다.
어쩜 이리도 내마음과 같은지, 나도 하염없이 발꿈치의 각질을 보면서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에 우울한 기분이 들때가 종종 생긴다.
어린 나이때는 이런 각질로 고민을 안했으니 말이다.
데이트를 위해서 도시락을 싸던 설레이는 기분도 나이가 들면 담담해진다고 한다.
비엔나 소시지를 문어모양으로 하는것 자체가 민망해지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에 누려야 할 추억들은 그 시절에 누려야만 설레이는 추억으로 남게 된다고 한다.
그때 못했던걸 나이가 들어서 하니까, 이렇게 그때의 느낌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완전 슬프도록 공감되는 이야기인것 같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다면?
바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마스다 미리처럼 못해봤기 때문에 꼭 두근거리는 마음을 느껴보고 싶다.
글과 함께 등장하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다.
짧은 만화지만, 그녀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느껴지는게 많은 만화다.
피팅룸의 나, 미용실의 나를 보면서 지금의 내맘을 대변해 준다는 생각을 했다.
거울을 통해서건 사진을 통해서 마주하게 되는 나의 모습에 가금씩 놀라곤 한다.
나이가 든다는 서글픈 마음이 들때가 내 자신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대면했을때인것 같다.
화장으로도 감추어지지 않는 칙칙한 얼굴에 자꾸만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나를 보게 된다.
젊음이 주는 당당함이 다시금 내게 찾아오진 않을거다.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에 초조한 40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 "초등생 엄마 같지 않아요~"라고 해주는 말에 다시금 힘을 얻어서
살아가게 되는것 같다.
아직까지 나도 예쁜 여자이고 싶기 때문이다.

남자에겐 역시 긴머리?
많은 남자들의 이상형에 등장하는 여자의 외모는 긴 생머리의 여자일듯 하다.
작가는 남자에게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에 삼십대에 줄곧 긴머리를 유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힐끗 남자들이 돌아보았을때, "예쁘지도 않네, 게다가 젊지도 않네."
하는 실망라는 얼굴을 대하게 되면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들어서 머리를 잘랐다고 한다.
"마흔살이 되면 이제 인기가 없어도 돼."라는 작가의 말과는 달리,
머리를 자른후에 들은 생각은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작가는 아직까지 독신으로 알고 있다.
아직 남편도, 아이도 없기 때문에 이런 예쁜 생각을 아직까지 하면서 살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부러운 마음이 든다.
아이를 키우며 가정주부로 살다보니 나를 가꾸는 일에 점점 무관심하게 변하는
나 자신이 나는 낯설게 느껴질때가 많다.
미즈 시절엔 적어도 3달에 한번은 꼭 가던 미용실을 이젠 일년에 한번 연중 행사를 하듯 다녀온다.
가끔 이런 내모습에 마음이 아플때가 있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살고 싶은데 말이다.
마스다 미리의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청춘의 두근거림을
글과 만화를 통해서 재미나게 책속에 담아 놓았다.
그녀 스스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느꼈던 연애 감정의 미세한 부분과 떨림을
청춘의 추억과 함께 이야기 해주고 있다.
한동안 우리에게 젊은 날의 추억을 선사한 '응답하라 1994'의 느낌과 맞물리는것 같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세이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많은 공감이 되는 책이었다.
그녀의 작품을 읽을때면 나만 혼자서 나이를 먹고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위안을 받게 된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여자인 모두의 생각이라는 점이 나를 두근거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