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 - 평범한 소신맘의 두근두근 산교육 여행기
류한경 지음 / 조선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는 제목만으로 책을 읽게 됐다.

나도 어린시절 해외 여행은 아니었지만,

아빠가 지방에 계셔서 해마다 방학때면 아빠가 계신 지역으로 방학기간내내 내려가서 살곤했다.

서울이 고향인 나는 아빠가 계신 시골 마을에서 한달넘게 지내면서 시골에서 누릴 수 있는

갖가지 경험을 하며 어린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한해는 전라도의 광주에서, 다음해는 경상도 진주에서..~

지역을 옮겨가며 우리 나라 곳곳의 모습을 그냥 관광지를 훑어 보는게 아니라 마을에서 함께

마을의 주민이 되어서 살아갔다.

마을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며, 개울가에서 수영도 하고, 빨래도 하고, 해바라기씨를 따먹기도 하고,

겨울이면 논두렁에 가서 연을 날리고 논썰매를 타며 개구지게 놀았던 추억은 내 인생을 살면서

오래도록 자양분이 됐다.

 

그리고 아빠는 방학동안 전라도 일대를, 경상도 일대를 시간이 나는대로 여행을 시켜줬다.

그때는 당연히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는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 아빠가 정말 훌륭하신 분이라는걸 알게 됐다.

 

아이들은 길에서 배운다!

이 말대로 우리 삼남매는 길에서 많은걸 배우게 됐다.

도시에서 태어났지만, 시골의 정취를 마음속에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니 말이다.

 

방학동안 살았던 마을 사람들과 헤어지는 날은 서로 손을 흔들며 눈물을 흘리게 된다.

서울에서 온 우리들을 밀어내거나, 소위 왕따를 시키는게 아니라

매일 마을 곳곳을 함께 누빌 수 있게 도와준 친구들이 고마울 뿐이었다.

 

집집마다 밤나무가 있어서 밤송이를 까다가 손을 찔리기도 하고,

비오는날 개구리를 잡으러 다니기도 하던 친구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힌다.


책속의 아이들의 여행이 나의 추억과 맞물려서 더욱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나도 아이 교육에 있어서는 나름 소신이 있는데  매번 귀가 얇아질때가 있다.

아이가 4학년때 아이들끼리 단짝 친구가 되서 그 친구의 엄마를 만나게 된적이 있었다.

엄마들끼리 만나면 가장 먼저 묻는건? 학원을 어떤걸 다니냐는 질문이다!

우리 아이는 전과목 공부는를 내가 직접 가르치기 때문에 따로 보습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태권도 학원만 다닌다고 하면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는 경험을 자주 한다.

"그럼 영어는요?" 질문을 한다.

우리 아이는 어릴때부터 방문 선생님이 오시는 '튼..' 영어를 지속적으로 하다가 작년부터

나와 공부를 하고 있다.

 

대신 아이는 또래 아이들보다 독서를 많이 한다.

또 자신만의 꿈을 키우기 위해 주말에는 로봇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한다.

방학을 이용해서 체험학습을 꾸준히 해나가고 있는 아이는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라는 말을

담임선생님께 자주 듣는다.


학원을 안다닌다는 말에 엄마들은 아이의 성적을 걱정하는듯 하다.

아이는 일대일 괴외 선생님인 전업주부 엄마가 있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정말 박학다식하게

공부를 했는데, 학원을 안다니면 공부가 안된다고 잘못 생각을 하는것 같다.


이렇게 엄마들의 걱정을 한가득 받고 온 날은 나의 고민이 시작된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 하나?'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본다. "너도 다른 아이들처럼 보습 학원에 갈래?"

 

그런데, 돌아오는 아이의 답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엄마, 나도 학원에서 공부를 어떤걸 하는지 궁금해서 친구들한테 물어보니까? 문제집을 푼데.

그리고 시끄럽게 떠들고 공부도 잘 안하고 논데~"

"그리고 학원 다니는 아이들이 나보다 공부를 못해~!! 엄마, 내가 학원에 다녀서 공부를 못하면 좋겠어?"

일부의 아이들 이야기일테지만,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되는 계기가 되곤한다.

 

아마 나도 직장맘이었다면 아이를 학원에 맡기고, 편하게 자기 안도를 하며 살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의 학습을 도와주기 위해서 난 직장을 포기했다.

 


 

 

책속의 아이들도 사교육의 도움을 전혀 안받고 있다.

피아노나 운동같은 예체능은 배제를 하고 말이다.

가장 많이 하는 일반적인 사교육은 수학과 영어, 그리고 요새 대두되는 논술과 역사일거다.

 

이책의 엄마와 나는 많은 부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대신 나는 전업주부고, 책속의 엄마는 직장맘이라는 사실은 다르다.

 

수학은 사실 개념이해를 하고 문제를 풀어보면 가장 쉽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많이들 걱정하는 연산은 어릴때, 그러니까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잡아 주어야 하는 부분인데,

많은분들이 그걸 놓치고, 사고력 수학을 해야할 초등학생때 연산학습 전문 방문 학습들을 시키는걸

보면 정말 안타까울때가 많다.

그래서 수학을 어려워 하고, 수학 점수가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학원을 다니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교육을 어떻게 제때 받느냐가 중요한것 같다.

또한 아이의 특성에 따라 바뀌는것 같다.

학원에 가야만 하는 아이가 있다면, 집에서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충분히 공부를 하는 아이가 있으니

말이다.

만약, 학원에 다니는 경우, 학원에서만 공부를 하고 집에서는 안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집에서 자기만의 공부를 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이처럼 책속의 남매도 사교육을 받지 않는대신 우리 아이와 같이 독서를 많이 한다고 한다.

독서를 하고 독서록을 주기적으로 쓰면 따로 논술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거창한 독서록이 아니어도 좋다.

책을 읽고 들었던 생각을 끄적이면 된다.

 

책속의 아이들은 블로그에 글쓰기를 한다고 한다.

외가, 친가쪽 친척들이 거의 국어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어서 아이의 포스팅에 댓글로 칭찬도 해주고,

피드백도 달아준다고 한다.

이보다 더 좋은 논술 공부가 어디있을까??

정말 부러운 부분이었다.


 


 

 

사교육비를 가지고 엄마와 아이들이 베네룩스 여행을 떠난다.

누구나 한번쯤 아이들과의 베낭 여행을 꿈꾸게 되지만, 이렇게 실행에 옮기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3개국 유럽여행을 아이들과 함께 기차와 버스, 그리고 자전거를 이용해서 여행을 하는 모습은

정말 용감해 보이기까지 했다.

20대때 유럽 베낭여행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것 같다.

 

나도 아이와 이렇게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데, 아직도 용기가 부족해서 떠나지 못하고 있다.

가이드 없이 어떻게 다닐지 몰라서 주구장창 작년부터 이렇게 여행관련 책을 수도 없이 보게 됐다.

그런데, 아이와의 유럽여행을 한 이책이 나의 지침서가 될것 같다.

여행의 나침반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내내 들었다.

아이와의 여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실히 잘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건축물과의 기념촬영도 아니고, 유럽을 몇개국 찍고 왔는지에 대한 자랑도 아닌,

관광지를 벗어나서 그 나라의 진짜 모습을 보고 배우는게 여행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이점이 우리들이 꼭 배워야 하는 부분일것 같다.

나이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아이를 데리고 유럽 여행을 다녀온건 나의 선배가 될것 같다.

 

나도 갈려면 올해 떠나야 한다.

아이가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한달동안 여행을 할려면 이것저것 걸리는 문제들이 정말 많다.

그래서 맘은 있는데, 쉽게 떠나지 못하는것 같다.

 

어릴때는 너는 꿈이 뭐니?라고 물으면 큰소리로 "세계 여행이요~!!!"라고 말했는데,

일상에 치이다 보니, 그꿈을 잊고 살고 있는 나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계기도 됐다.


 



책속의 남매중에 큰아이인 '은이'는 꿈이 도서관 사서라고 한다.

그꿈에 한발짝 내딛게 하기 위해 이번 여행의 테마는 '도서관 탐방'이라고 한다.

유명 건축물이 아닌 도서관 탐방이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더욱 공감을 하게 된다.

 

얼마전 여행작가 블로그에 올라온 포스팅을 보며 울컥했는데,

바로 세계여행을 하면서 각나라의 사람들이 각자의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사진들이었다.


모시는 신도 다르고,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도 모두 다르지만,

기도를 드리는 마음은 모두 한마음이라는 생각에 감동을 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그걸 깨닫고 기도하는 사진만 모아서 올린 여행작가님의 마음을 공감하기 때문에 더더욱 좋았던것 같다.

 

이 책에서도 이렇게 도서관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3개국의 도서관을 방문을 하는 모습이 산교육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진정한 여행은 바로 이렇게 하는 거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은이'의 꿈에 크게 한발자국!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리라~!!!





여행을 하며 힘들고 지칠때면 아이스크림으로 기분 전환을 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선 엄마 미소가 떠올랐다.

아들 준이는 자전거 타기를 좋아해서 자다가도 "준아, 자전거 타러 가자~!"라는 말에

벌떡 일어났다고 한다.

 

건강하게 다녀준 아이들이 정말 대견스러워 보였다.

여행중에 만난 친구들과 신나게 놀면서 좋은 추억이 쌓였다고 한다.

여행이 끝나고 가장 기억에 남는걸 물으면 아이들은 친구들과 뛰어 논걸 첫째로 꼽는다고 한다.

 

그만큼 아이들에겐 여행에서 가장 소중한 추억이기 때문일 거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아이들은 그 친구들과 이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를 스스로 하게 된다고 한다.

억지로 아무 의미없이 하는 영어 공부가 아니라, 친구와의 소통을 위해서 하는 영어 공부는

신나고 재미있지 않을까?

 

여행중에 만났던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서, 또 세계 다른 나라를 여행하기 위해서 엄마와 아이들은

오늘도 공부를 한다고 한다.

이게 바로 산교육일거다.

그래서 우린 여행을 통해서 많은걸 배우게 되는것 같다.

 

사실 여행을 할때 유창한 영어 실력까지는 필요없다고 한다.

서로에 대해 공감을 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언어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갑자기 벌어지게 되는 일에 당황하게 되지만,

주위의 사람들에게 아무 댓가없는 도움을 받을때가 있다.

나도 터키에서, 싱가포르에서 그런 조건 없는 도움을 받았던 기억을 세월이 흘러도 잊지 않고 있다.

그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여행을 하면 정말 고마운 분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속에서도 아이들이 엄마에게 그런말을 한다.

많은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정말 가슴 뭉쿨해지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을 갖고, 엄마와 두 아이들은 한국에 온 외국 여행객들에게 집을 제공하는 카우치를 하게 된다.

아이들은 세계를 여행하지는 않지만,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시금 여행의 기쁨을 누리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카우치를 한 여행객들과 인연이 되서 그분들의 나라에 가게 되면 그 집에서 지내게 될 수도 있고,

이렇게 인연의 끈을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나도 한번 카우치를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의 공간에 누군가 와서 조건 없이 지낼 수 있게 해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것 같다.

아마, 나도 아이와 함께 카우치 여행을 체험을 하고 나면, 열린 마음으로 카우치에 동참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질 만능주의에 살아가는 아이들은 정말 부족함을 느낄 겨를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내가 어릴때만 해도 학용품이 부족할때라서 몽땅연필을 볼펜에 끼워서 쓰거나,

누런 공책을 사용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넘쳐나는 물건들속에 아이들은 부족함을 경험을 할 수가 없게 됐다.

 

이건 아이들 탓이 아니다!

이런 부족함을 경험해야 아이들이 스스로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니까 우리는 걱정을 하게 되는것 같다.

부족함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이 바로 여행이라고 한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서 식사비를 아끼고, 택시가 아닌 버스를 이용하면서 아이들은 많은걸 스스로

경험하게 될테니 말이다.

어려움을 알아야 감사하는 마음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여행을 통해서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많은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갈 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인생의 귀중한 경험들이 쌓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성큼성큼 생각이 깊어질 거다.

 

이 모든건 여행을 통해서 경험하게 되는 일들이다.

그래서 우린 여행을 통해서 많은걸 배울 수 있다는 말을 하게 되는것 같다.

우리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사교육'대신 '산교육'으로, 세상을 만나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책이었다.

 

엄마와 열 살, 열한 살 두 꼬마가 직접 여행 루트를 짜서 한달동안 베네룩스 3개국을 누볐다.

좋은 성적보다는 좋은 습관, 좋은 추억, 좋은 관계를 이정표 삼아,

흔들리지 않고 아이를 키우고자 하는 소신맘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소박하고 따뜻한 유럽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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