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을 책을 읽으며 보내게 됐습니다.
작년엔 아이의 도서 위주로 책을 읽었다면 올해는 제가 좋아하는 도서 위주로 책을 읽겠다는 결심을
하게되서 새해 첫날부터 제가 좋아하는 책읽기를 하며 집에서 뒹굴었네요.
사실은 몸살이 너무 심해서 남들 다 가는 해돋이도, 영화관도 못가고 집에서 책과 함께 유배됐다는
표현이 맞을것 같습니다.
'사형집행인의 딸'이 어떤 내용일지 정말 기대가 컸답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무서운 영화랑 무서운 책을 엄청 좋아했는데 이책은 제목에서부터 무.섭.다!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중세시대의 마녀재판이 등장하고, 또한 사형집행을 하는 내용이 등장을 할거라는 광고에 홀릭되서
보게 됐습니다.
20년전에 즐겨보던 앤 라이스의 '워칭아워'를 상상하며 볼 생각이었거든요.
574페이지 정도의 두께감이 있는 책이었어요.
이틀정도 걸려서 내리 읽게 된 책이랍니다.
중세 독일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소년 살인 사건을 발단으로 해서 그 배후를 파헤치는 한
사형집행인의 고분분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구성입니다.
책을 읽기전에는 사형집행인의 딸이 주인공인가?하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됐는데,
다 읽고 난 지금은 이 책의 주인공은 사형집행인 그 자신이랍니다.
굳이 제목을 사형집행인의 딸이라고 했는지 약간의 의문이 생기더라구요!
이책의 작가 올리퍼 푀치의 가문이 독일의 실제 사형집행인 가문이라고 하네요.
작가 자신도 사형집행인 집안인 퀴슬가의 후손이기도 합니다.
왠지 작가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책속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의 얼굴이 상상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형집행인을 생각하면 크고 거인같은 몸집에 지저분하고 난폭한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데,
책속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은 몸집은 내가 생각하듯이 크지만, 무지하지도 난폭하지도 않은 지적인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중세시대에 등장하는 사형집행인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걸 느끼게 됐습니다.
퀴슬가의 사형집행인은 마을의 약사와 의사의 역할까지 모두 할 정도의 학식이 풍부한 집안이었다고 합니다.
너무도 의외의 모습에 책을 읽으면 저처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단두대에서 목을 치는 망나니가 등장을 한다면, 유럽에서는 또다른 사형집행인이 등장을
하네요.
야콥 퀴슬은 어린시절 사형집행인인 아버지의 도제일을 하다가 사형집행을 가까이서 참여하게 되면서
너무 큰 충격으로 인해 결코 사형집행인이 되지 않을거라고 결정을 하지만, 35년 뒤에 야콥 퀴슬은
아버지와 같은 사형집행인을 하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군인이 되어 전쟁터를 누비던 그는 고향으로 내려와서 사형집행인이 되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박식한 지식 덕분에 사형 집행으로 번 돈보다 과외로 버는 돈이 더 많은 사형집행인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방대한 책을 읽고, 왠만한 대학교수님 보다도 학식이 높은 사형집행인을 만나게 됩니다.
정의를 위해서 발벗고 나서는 인간미까지 가지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과학수사대와 마찬가지로 본인의 지식을 이용해서 중세시대의 범인을 쫓는 모습은 흥미진진한
이야기 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중세시대에 마녀재판이 가장 심했던 곳이 독일이라는건 알고 있었는데,
책속에 등장하는 작은 마을인 숀가우 역시 모든 사건의 범인을 마녀로 몰아가는 경향을 보인답니다.
시장과 시의회의 정치인들은 사건의 진실을 외면하고 모두 산파인 슈테흘린을 마녀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인답니다.
책을 읽는내내 "아이구! 답답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본인들의 이득과 마을을 위해서 한사람을 마녀로 희생시키려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이 시대에 살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책속엔 중세시대의 유럽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고 있어서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편집도 잘 되어 있고 오타도 없어서 책을 읽는내내 집중을 해서 읽을 수 있었답니다.
책의 맨 처음에 나오는 프롤로그를 읽으며 사실은 속이 조금 울렁거려서 토할뻔 했어요.
제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사형 집행을 하는 부분을 보면서 너무나 읽는게 힘이 든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그 부분을 지나면서는 편안하게 읽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작가는 실제 본인의 가문에 등장하는 인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의감이 넘치고 인간적인 사형집행인이 마을에 있다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책은 사형집행인이 마을의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띠네요.
저처럼 이런 종류의 책을 즐겨 읽으시는 분들은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구성입니다.
주인공들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중간중간 생각을 하는 방법으로 사건의 진행을 일려줘서 아주 친절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형집행인의 딸은 무거운 주제의식을 갖고 읽는 책이 아니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읽을거리랍니다.
영화로 나와도 아주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입니다.
지몬은 아이의 몸을 뒤집었다. 그리고 등을 덮고 있는 셔츠도 세게 잡아당겨 찢어버렸다. 사람들 사이에서 신음 소리가 일었다.
한쪽 어깨뼈 아래에 손바닥만 한 기호가 있었는데, 지몬이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빛바랜 보라색 원 밑에 불쑥 튀어나온 십자가가 붙어 있었다.
슨간적으로 부두가 완전한 침묵에 잠겼다. 그러고는 첫 번쨰 고함이 터져 나왔다.
"마녀다! 마녀가 한 짓이야!" 다른 누군가가 외쳤다.
"숀가우에 마녀가 다시 나타났어! 마녀들이 우리 애들을 잡아갈 거야!" (본문중에서..)
중세 시대의 마녀이야기와 사형집행인의 활약이 돋보이는 책을 꼭 만나보세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4년 올한해도 열심히 책을 읽는 모습을 꿈꿔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