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찌결사대'는 제 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서 꼭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은 책이다.
정채봉 작가님은 우리에게 '오세암' 의 작가로 알려지신 분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를 쓰신분으로 유명하시다.
그런데 정채봉 선생님이 샘터 편집국장으로 근무 하신건 이번에 알게 됐다.
발찌결사대는 '비둘기'를 통해 인간 세상의 속성과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핍박받는 존재가 무엇을 꿈꾸어야 하는지를 통쾌하게 그려낸 수작이라고 한다.
'발찌결사대'는 우리 주위에서 뒤뚱뒤뚱 걸어다니는 비둘기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구구뒤뚱법'이라는 걸음걸이로 걸어다니며 날지 못하는 비둘기들은 일명 닭둘기가 되어 가고 있다.
인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비둘기들은 나름대로의 법이 있었다.
또한 인간들은 비둘기들의 번식을 막기 위해서 먹이에 약을 타서 건내고 있었다.
점점 몸이 무거워지는 비둘기들은 뒤뚱뒤뚱 걸어다니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발에 빨간 풍선 주둥이를 낀 '초록목'은 악랄한 속박 속에서 다시 날기 위해서 발찌결사대를 만든다.
이들은 머리속으로 항상 날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스스로 노력해서 난관을 뚫고 꿈을 이루어 나간다.
인간들이 주는 약을 탄 먹이가 아닌 개미나 벌레를 잡아 먹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모습이다.
아마, 이런 이야기 구조때문에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은것 같다.

발찌결사대의 비밀 암호는 '구구훨훨'이다.
초록목은 구구훨훨 노래를 부르며 날아 오른다.
모두가 함께 부르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는 알을 낳지 못해
하늘을 어떻게 나는지도 몰라
알집을 누가 부숴 버렸나
날개를 누가 꺾어 버렸나
누군가는 말하지
똥 잘 누고 줄 잘 서야
맛난 먹이 먹을 수 있다고
부리 박고 궁둥이 잘 흔들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틀렸어
그래 봤자 우린 구구뒤뚱일 뿐이야
우린 닭둘기일 뿐이야
지금도 늦지 않았어
날개 힘차게 파닥이며
구구 훨훨 외쳐 봐
날개 달린 새가 되어
구구 훨훨 날아 봐
숲 속 나라 우리 세상으로
(p.44~p.45 본문 중에서)
구구훨훨 노래를 들르며 나도 비둘기처럼 이자리를 박차고 날아오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내용이 가슴 깊이 와닿는것 같다.

닭둘기들이 비둘기가 되어서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치게 된다.
대한민국이 해방이 됐을때의 느낌이랄까?
자유를 찾아 멀리 멀리 날아가는 발찌결사대의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발찌결사대가 정채봉 문학상을 받을만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깊이 있는 내용이 정채봉 선생님의 글과 많이 닮은듯 하다.
만장일치로 뽑혔다는 발찌결사대의 비둘기들의 이야기가 우리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있게 될것 같다.
'발찌결사대' 뿐만 아니라 김해등 작가의 다른 이야기를 더 읽을 수가 있다.
'마술을 걸다', '탁이', '운동장이 사라졌다'의 이야기가 발찌 결사대와 함께 담겨져 있다.

'마술을 걸다'는 꼬마 마술사 만수가 여자 친구를 만드는 재미난 내용이다.
현재 아이의 반에서도 커플들이 유행이라고 한다.
오늘도 두쌍이 커플이 됐다며 재미나다면서 이야기를 해준다.
이렇게 요새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표현을 한다.
늦둥이 만수도 좋아하는 여자 아이에게 본인의 마음을 마술을 통해서 전달한다.
완전히 낭만적인 분위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술을 통한 프로포즈!!
기대 이상으로 좋은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술을 걸다'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4편의 이야기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일상의 모습과 아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서슴없이 표현할 줄 아는 아이들의 마음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이 나이때 한번도 고백한적이 없었던것 같은데.~

'탁이'는 왠지 보고 있는데 유승호가 어릴적 나왔던 영화 <집으로>가 떠오르는 내용이었다.
이 이야기는 대숲에서 몰래 알을 품는 암탉 '탁이'를 통해 가족의 따뜻함을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다.
아빠는 교도소에 들어가고, 엄마는 돈을 벌러 가고, 아이는 그리움을 안고 할아버지와 살아가게 된다.
우연히 발견한 암탉이 알을 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알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할아버지와 반친구들로 부터 암탉의 알을 지켜내는 아이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스러웠다.
아이는 이 일을 계기로 한발짝 성숙해질테니까.

알들은 노란 병아리가 되서 아이와 할아버지와 함께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존재가 될것 같다.
암탉이 자신의 병아리들을 지키듯이 아이의 부모님들도 아이와 함께 지내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래본다.
아이에게는 이제 새로운 병아리 식구가 생겨서 슬픈일은 잊고 즐거운 일만 생기길 바래본다.

'운동장이 사라졌다'는 환타지적인 구성이라서 넘 재밌게 본 책이다.
유능한 교장선생님과 운동장 괴물의 비밀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어느날 운동장이 말을 하고, 운동장에 해일이 몰아치고,
학교 건물이 하늘로 날아 오른다면 어떨까?
아님, 땅속 깊이 들어간다거나 커다란 개미가 따라온다면?

책속엔 이런 환상적인 이야기들이 나와서 정말 깜짝 놀라서 보게 된 책이었다.
김해등 작가의 상상의 나래를 살짝 엿본 느낌이 든다.
앞으로 또 어떤 글들을 보여줄지 기대가 커지는것 같다.
어릴적부터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해진듯 보여진다.
문학상에 빛나는 좋은 도서를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비밀결사대는 교과관련 도서로 꼭 수록이 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보면 더욱 재밌을 책이라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