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데르센상 수상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또 하나의 대표작 '에밀은 사고뭉치'를 만나게 됐어요.
우리에겐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로 기억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은 제 의도와 상관없이 읽은 기회가 계속 주어지는것 같아요.
책을 읽다보면 린드그렌의 작품인걸 한눈에 알아 볼 수가 있네요.
작가의 독특한 유머와 위트가 글에 고스란히 들어있기 때문인듯 해요.
에밀은 사고뭉치라는 제목만으로도 책의 내용이 아주 재밌을거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어떤 사고를 치길래 사고뭉치가 됐을지 궁금증이 커지네요.
저학년 도서라고 나와있지만 어른이 봐도 넘 재밌는 전천후 권장도서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골 마을에 사는 에밀은 반짝이는 눈, 포동한 뺨, 탐스러운 금빛 머리칼을 가진 천사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에밀은 황소처럼 힘이 세고, 고집도 세고, 목소리도 엄청나게 큰 다섯 살 말썽꾸러기로
낙인이 찍혀 있습니다.
에밀은 억울 하다고 해요.
"왜 자꾸만 나한테 사고 뭉치래요? 난 그냥 어쩌다 그렇게 된 것뿐이라고요!"
에밀의 사건일지를 들여다 보면 정말로 사고뭉치인지,
아니면 어쩌다가 그렇게 된건지 우리는 알 수 있을것 같아요.

수프가 너무 맛있을 경우 일반적인 아이들은 나중에 또 만들어 달라고 하지만,
우리의 에밀은 수프 단지에 머리를 넣고 핥아 먹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에밀의 입장에서는 사고를 치려고 한건 당연히 아닙니다.
단지, 수프가 너무 맛있어서 단지 바닥까지 싹싹 핥아 먹으려는 생각뿐이었죠.
전 책의 내용중에서 단지에 머리가 낀 에밀을 위해서 가족들이 노력하는 모습이 젤로 재밌었던것 같아요.
순박한 시골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났거든요.
책을 읽는내내 웃음이 그치지 않았답니다.

에밀은 국기 게양대에 동생을 매달고 있습니다.
이 행동 자체만 보면 에밀은 동생을 괴롭히는 나쁜 아이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동생의 마을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에밀이 이루어 준거랍니다.
그런데 에밀의 행동이 워낙 독특해서 사고뭉치가 되어 가네요.

동생을 국기 게양대에 매단 벌을 받는중에도 에밀은 가만이 있지를 않죠.
나무판을 이용해서 헛간에서 식품저장고로 이동을 하는 대범한 모습을 보입니다.
배가 고프다는 이유도 분명히 있습니다.
에밀의 행동들엔 나름대로의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네요.

농장에서 일을 도와주는 아저씨가 참가하는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서 에밀은 축제에 혼자 옵니다.
장난감 나무총을 들고 늙은 말을 타고서요.
모자를 내려놓고 노래를 불러서 돈도 벌어서 축제를 즐길줄도 아네요.
수염 아줌마를 도와서 도둑도 잡는 의연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요런 말썽쟁이라면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넘 귀여운 에밀을 통해서 웃음이 그치지 않을것 같아요.
엄마의 무한한 사랑 덕분에 에밀의 장난은 계속되는것 같아요.
앞으로 학교에 가야 하는데, 장난을 줄이라는 엄마의 말에 에밀은 그러겠다는 의젓한 모습도 보입니다.
에밀 시리즈는 작가 린드그렌이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는 손자들에게 즉흥적으로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책이라고 합니다.
시리즈는 스웨덴에서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텔레비젼 시리즈물로도 방영될 만큼
큰 인기를 얻은 작품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왕성한 호기심으로 아이가 에밀처럼 사고를 칠 경우가 많았는데,
이책을 미리 봤다면 에밀의 엄마처럼 관대하게 넘어갈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에밀이 이토록 사고를 치면서도 밝은 모습을 보이는건 바로 가족의 사랑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이나 학교에서 사고뭉치 소리를 듣는 어린이들이 에밀의 이야기를 읽는다면 많은 위안이 될것 같아요.
책을 읽는 동안 유쾌하고 재밌는 어린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 드네요.
에밀은 사고뭉치 이기전에 너무 귀여운 천사같은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에밀은 사고뭉치는 우리 모두를 행복한 어린시절로 데려가는,
어린이들의 영원한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