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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부일구, 혼천의, 자격루라는 말은 많이 들어 봤어도 이 기기들의 작동 원리나
만들어진 과정은 그동안 잘 몰랐습니다.
아이가 국사를 배우면서 가끔 자격루의 원리를 설명해 달라고 하면 참 난감할때가 많았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때는 해시계, 물시계 이런식으로 단순 암기만 해서 배웠지
각 기기들의 정확한 작동 원리나 만드는 방법들은 배울 기회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저희 아이가 배우는 시점에선 앙부일구가 뭔지,
어떻게 앙부일구로 시간을 관측하는지에 따른 자세한 사항을 알아야 하는 때입니다.
서술형.논술형 시험이 대세인 요즘엔 이러한 문제들이 출제를 할때가 있습니다.
소년, 조선의 하늘을 보다는
소년 경이가 장영실을 만나면서 천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야기 구조속에서
장영실이 만들어낸 과학기기들의 자세한 사항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또한, 왜 세종대왕께서 장영실에게 천문기기들을 만들어 내게 했는지에 대한 이유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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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은 중국의 하늘이 아닌 조선의 하늘을 관찰해서 정확한 절기와 달력을 만들기를 바랬습니다.
중국과 조선은 대륙의 위치가 달랐기 때문에 일식이나 월식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오차가 생기는 일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선 조선의 하늘을 알아야 한다는 결론을 가지고서 천문학을 장려하셨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장영실과 같은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서 여러 과학 기기들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하지만 역법은 중국 황제만이 알 수 있는 정보라서
조선에서 자체적으로 역법을 연구하는건 중국의 노여움을 살 수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명나라를 따르는 대신들은 명나라의 눈밖에 나는걸 꺼렸기 때문에 이런 기기들을 만드는
장영실을 처단하기 위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답니다.
임금님이 타시는 가마에 문제가 생겨서 결국 장영실은 모든 책임을 지고
곤장 80대를 맞고 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장영실은 도피 생활을 하면서 소년, 경이를 만나게 됩니다.
아버지가 10년전 중국으로 장사를 하러 가신 경이는 장영실을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그에게서 아버지의 정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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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경이가 살던 조선에선 시간을 어떻게 봤을까요?
지금은 집집마다 시계가 있고, 개인 손목시계를 차며 어디를 둘러봐도 시간을 나타내는
기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에서는 시간을 알기가 많이 어려웠겠죠.
경이는 어물전에서 일을 하게 되서 파루종이 울리기전에 시장에 가서 정리를 해야 되지만
시간을 알지 못하니 매번 지각을 하게 됩니다.
시계가 없어서 대충 감으로 시간을 계산하게 되는 거죠.
이런 백성들을 위해서 세종대왕은 공용 시계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당시 해시계는 종로 혜정교와 종묘 남가에 각각 석대를 쌓고,
그곳에 설치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시계라고 합니다.
하지만, 해시계는 밤에는 그림자가 지지 않기 때문에 볼 수가 없어서 자격루인 물시계를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예부터 과학기기들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지게 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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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정말 너무나도 대단하신듯 합니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을 위해서 앙부일구에 글을 쓰는 대신 각각의 시간을 상징하는 동물을
그려 넣게 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세종대왕은 하늘을 알아야 농업을 발전 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천문학을 연구하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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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도 과학자를 꿈꾸는 과학도입니다.
아이가 존경하는 과학자중에는 장영실이 꼭 포함이 될 정도로 존경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책속에 그런 장영실의 이야기가 나오자 정말 행복한듯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을 보입니다.
노비의 신분이지만 임금님이 계신 궁궐로 들어가서 벼슬까지 할 정도로 장영실의 공은 아주 큽니다.
명나라를 숭배하는 유교주의 사상의 피해로 장영실은 결국 궐에서 쫒겨나게 되지만,
그의 업적은 지금까지 후세에 길이길이 남아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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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름으로만 알던 혼천의와 자격루의 자세한 작동 원리를 배울 기회에
아이보다 제가 더 좋아서 열공을 한것 같습니다.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혼천의는 달걀을 예를 들어서 설명을 해주는데,
어렵게만 느껴졌던 혼천의의 모습이 쉽게 이해가 됐습니다.
자격루는 물시계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시간을 알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매번 했었는데 일정하게 흐르는 물의 흐름을 이용해서
시간을 알려주는 자동 시계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정말 신기했습니다.
또한 그 시간에 해당되는 인형이 알람의 기능까지 해주는 정말로 과학적인 물시계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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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이야기인 장영실과 소년의 만남을 통해서 조선의 과학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하늘을 읽어야만 백성을 부유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서 정치를 했던
세종대왕의 깊은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백과사전과 같은 지식 정보 책이 아니라,
소년 경이를 통해서 스토리텔링으로 다가온 조선시대 천문학 책입니다.
학과 연계해서 꼭 아이들이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