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형 이야기 생각하는 숲 13
모리스 샌닥 글.그림, 서남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형 이야기'는 모리스 샌닥의 마지막 작품이어서

그의 팬들에겐 뜻깊은 작품으로 다가가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리스 샌닥은 형과 함께 작품활동을 하다가 형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형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시로 표현을 했다고 하네요.

그 시를 바탕으로 5년만에 형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그림책으로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모리스 샌닥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독특한 표현 기법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세계 어린이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습니다.

제가 읽어본 그의 작품으로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의 주인공들은 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가 많다고 합니다.

 

 

 

 

 

 

'나의 형 이야기'는 30페이지 가량의 양장본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고학년 추천 도서라고 해서 보게 됐는데.

장수로 따지면 정말 짧은 시와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전 이 짧은 이야기를 어제도 읽고, 오늘도 읽고, 계속 반복해서 서너번을 읽고 있습니다.

내용면에서는 어른인 저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떤 지인이 책을 읽어 보신 후,

제가 너무 책이 어렵다고 하자 이런 말씀을 해주시네요.

어려운 철학책 한권 읽은샘 치라고요!

 

어린이 그림책을 읽으며 이렇게 여러번을 반복해서 곱씹으며 읽은책은 처음인듯 합니다.

아마도 이 그림책 속엔 모리스 샌닥의 모든 생각이 집대성 된듯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그림책은 한편의 시를 읽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것도 시어의 압축을 통해서 그 속뜻을 이해해야만 하는 그런 시를 읽는 느낌입니다.

대서사시 오딧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계속해서 읽기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그림 또한 신화속의 한장면 같은 웅장한 느낌이 듭니다.

여러모로 글도, 그림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입니다.

 

 

 

 

 

 

가이와 곰의 대화는 바로 셰익스피어의 후기 로맨스 희곡 <겨울 이야기>를 재구성 한거라고 합니다.

<겨울 이야기>에 나오는 가엾은 어린 왕자 마밀리우스는 어머니인 왕비에게 이렇게 소곤거립니다.

 

"슬픈 이야기가 겨울에 어울려요. 제가 그것을 속삭여 드릴께요.

저쪽에 있는 귀뚜라미들조차 못 들을 만큼요."

어머니가 재촉합니다.

"그럼 이리 오렴. 내 귀에 대고 말해 보렴."

 

그러나 샌닥의 가이는 곰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속삭여 줄게요. 작디작은 귀뚜라미도 못 들을 만큼요."

"그럼 이리 와 봐! 얼른 내 귀에 대고 말해!" 곰이 으르렁거립니다.

 

 

 

 

 

 

형이 죽자 지구가 반쪽으로 동강나는 기분이 들었던 가이는 결국,

무시무시한 곰과 지혜를 겨뤄 이긴 뒤에 형이 있는 지하 세계로 가게 됩니다.

꽁꽁 얼어있던 지하 세계는 가이로 인해 봄이 찾아 옵니다.

 

 

이제 잭은 동생의 팔에 안겨 편안하게 잠들었어요.

가이는 속삭였어요.

"잘자, 우린 꿈속에서 보게 될 거야."

 

 

 

 

 

 

 

환상 세계를 넘나드는 모리스 샌닥의 이야기를 읽으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형을 그리워 하며 쓴 이야기를 끝으로 그 또한 형을 찾아서 갔으니까요.

 

모리스 샌닥의 '나의 형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을 받아 들이는 자세를

배울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죽음의 세계에서 데리고 나오는게 아니라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다음에 만나기를 약속하는 모습을 통해서 작가의 인생관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한 그림책을 원하신다면 한권쯤 소장해 놓고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젠 그의 새로운 그림책을 볼 수 없다는 아쉬운 마음이 드니까 왠지 허전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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