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8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전승희 옮김 / 민음사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교때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들중에 몇개를 읽었었다. 

검은 고양이와 어셔가의 몰락, 배반의 심장을 읽고서 그외의 단편들을 읽지 않고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어린 나이에 나와는 맞지 않는 작가의 정서에 크게 놀랐던것 같다.

 

어릴적 내가 가장 즐겨있던 책은 세계문학전집이었다.

테스로 시작해서 100권이 넘는 세계 문학을 읽는 재미는 어떤 즐거움과도 비할바가 아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집을 읽는 것과 같이 난감했던적이 몇번 있었던것 같다.

카프카도 만만치 않았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까 단편소설 자체를 내 감성이 받아들이기를 거부한점도 있었던것 같다.

 

20년이 지난 지금 힘들고 난해했던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집을 다시 한번 집어 들었다.

일주일이란 시간동안 같은 부분을 되풀이 하며 읽고 또 읽으며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힘든적이 별로 없는데, 진짜 힘들게 마음을 열고 읽을려고 노력하며 읽은 책이다.

 

 

 

 

 

 

민음사의 책속엔 에드거 앨런 포의 14편의 단편들이 들어 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다가 중간까지 읽은 후에는 원하는 곳을 펼쳐서 마음내키는 제목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작가에 대해서 읽어 보려고 했는데,

책을 중간정도 읽은 후에 작가가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에드거 앨런 포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괴이한 소설을 쓰게 됐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어떤 시대에 살았고, 어떤 가정 환경에서 자랐으며, 어떤 사랑을 했기에

초현실주의적인 소설이 탄생을 했을지 그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작가가 궁금하긴 무라키미 하루키 이외에 처음인것 같다.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해서 알아보고 난 후에 다시 책속으로 돌아오니 왜 이런 글이 나오게 됐는지

조금이나마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대한 견해는 상이하게 나눠진다.

유럽에서는 에드거 앨런 포의 지위나 명성이 긍정적인 데 비해 영미권에서는 보통 다소 예외적이며

이단적인 작가로 통한다.

나또한 후자에 속하는것 같다.

그가 글을 쓰던 시대는 고딕소설이 유행하던 때라고 한다.

에드거 앨런 포는 고딕소설 형식의 완성자이자 현대적인 추리소설의 창시자라는 닉네임이 따라 온다.

 

내가 번역본이 아닌 원본으로 그의 작품을 봤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번역이라고 해도 그 작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그가 소설가이며 시인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문학계에 한획을 그은건 정말 인정해야 할 부분인것 같다.

 

 

 

 

 

 

밤마다 그의 작품을 읽으며 머리가 혼미해지길 며칠을 되풀이 했는지 모르겠다.

왜 같은 글이라도 이렇게 표현을 했어야만 할까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던것 같다.

 

14편의 이야기중에는 읽기 편하고 이해하기 쉬운 내용도 있었고,

어떤 내용은 정말 난해하고 기묘해서 몇번씩 다시 읽기를 한 부분도 있었다.

'리지아'의 경우 몇번을 되풀이해서 읽게 된것 같다.

전설의 고향보다도 더 섬뜩하고 무서웠던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속에는 아편을 한 상태에서 환영이 보여지기 때문에 진짜인지 환상인지를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아마 이렇게 아편을 하고 이야기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앞부분을 읽으며 내가 많이 불편했던것 같다.

 

14편의 이야기를 읽는내내 정상적인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왜 에드거 앨런 포는 이런 글을 써야 했을지 의아심이 계속해서 생겼다.

지금 서평을 쓰면서도 속이 울렁 거린다.

나와는 안맞는 사이코패스들의 이야기들이 나와서 정말 거북한 책이다.

이런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극찬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포의 작품에는 내가 쓰고 싶었던 모든 것이 있다.  -샤를 보들레르

포는 인간 정신의 천장과 음습한 지하 통로를 찾아 가는 탐험가이다.  -D.H.로런스

 

보를레르, 보르헤스 등 현대문학의 거장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작가가 바로 에드거 앨런 포이다.

어긋나고 음습한 세계관, 이야기마다 서린 광기, 어두운 상상력으로 이성과 감성의 틈을 날카롭게 파고든

작가가 바로 에드거 앨건 포이기 때문이다.

 

병 속의 발견된 원고, 리지아, 어셔가의 몰락, 윌리엄 윌슨, 군중 속의 사람, 소용돌이 속으로 추락, 타원형 초상화,

붉은 죽음의 가면극, 구덩이와 추, 배반의 심장, 검은 고양이, 도둑맞은 편지, 아몬티야도 술통,

깡충 개구리, 혹은 사슬에 묶인 여덟 마리의 오랑우탕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의 작품을 읽으며, 왜 에드거 앨런 포를 기이한 천재라고 하는지 수긍이 간다.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 봐야 하는 책인건 맞는것 같다.

나와는 동떨어진 정신세계도 있음을 아는 재미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나처럼 나이가 들어서 본인의 가치관이 성립됐을때 읽기를 바란다.

가치관이 성립이 안될을때 이책을 읽는다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참 많은 책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학창시절에 이책을 덮고서 20년이 지난 지금 책을 다시 본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만큼 책을 읽는내내 정신적인 충격이 클거라고 미리 말해 두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