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초콜릿 공장 (반양장)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7
로알드 달 글, 지혜연 옮김,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드디어 읽었다.

읽을까 말까를 여러번 고민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읽게 된 책이다.

그 이유는 몇년전에 어린이날을 맞아서 TV에서 상영하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영화의 중간 부분을 우연히 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본 장면은 찰리와 아이들이 웡카씨를 따라서 분주하게 초콜릿 공장을 견학하는 장면이었다.

어린이 영화라면 느낌이 좀 밝아야 하는데 너무 어두운 화면 배경과 어정쩡하고 아동틱한 어린이 영화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보다가 다른 채널로 돌렸었다.

원래 책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한 몫 크게 작용을 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원작의 맛을 잘 표현하기 어렵고, 나만의 상상력을 키우는데 제한을 받아서다.

그런 이유로 나에게 이 책은 안좋은 선입견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팀버튼 감독이 조니뎁을 주연으로 하는 <찰리와 초코렛 공장>을 영화로 만들었다.

아래에 사진 잠깐 올렸는데,

내가 싫었던 어둡고 음울했던 배경이 밝고 경쾌하게 바뀌어서 만들어졌다.

이번에 책을 읽은후에 영화를 봤는데, 원작과 똑같이 상상력이 뛰어나게 만든 영화였다.

책을 읽은후에 영화를 보면 정말 우리 아이들이 좋아할것 같다.

 

 

 

 

 

 

 

 

그렇게 잊고 있던 책이었는데, 이제 아이가 4학년이 되면서 이 책을 필독서로 읽게 된 나이가 됐다.

아이가 읽는 책은 무조건 나도 읽어야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기에 어쩔 수 없이 주섬 주섬 책을 펼쳐 들었다.

난 책을 서너 페이지 읽었을 뿐인데 왜 진작 이 책을 안읽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왜 전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인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빠른 스토리 전개 역시 우선 마음에 들었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도 좋았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공감대가 형성되는 이야기 구성과

어린시절의 초콜릿에 얽힌 기억까지 떠오르게 하는 마법과도 같은 책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작가가 걸어놓은 마법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찰리네 가족은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다.

찰리네 집엔 나이가 많으신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그리고 찰리의 부모님과 찰리가 산다.

찰리의 아빠는 치약공장에서 치약 뚜껑을 닫는 단순한 작업을 해서 월급을 받는다.

또한, 찰리의 아빠는 가족중에서 유일하게 일을 해서 찰리네 일곱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얼마 뒤, 찰리의 아빠가 다니던 치약 공장이 망해서 문을 닫게 되면서 결국 더 보수가 적은 눈을 치우는 일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찰리네 집이 더욱더 가난해 졌다.

매 끼니를 배불리 먹지 못하고 묽은 양배추국물만 먹어서 뼈만 앙상히 남은 가족들의 모습과

그런 어려운 환경에 적응을 할려고 노력하는 찰리의 학교 생활이 나온다.

어려운 생활을 하지만 찰리의 부모님은 나이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모습을 통해서 정말 효성이 깊다는걸 알 수 있다.

찰리 또한 부모님의 효성이 지극한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어른을 챙길줄 아는 예의바른 아이로 성장하고 있었다.

찰리는 또래의 아이답지 않게 자기 몫이 아니면 절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먹고 싶은 초콜릿을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일년에 한번 생일날 받는다.

생일날 한번 받는 초콜릿을 혼자서 먹을수도 있지만 가족과 함게 나눠 먹으려는 생각도 하는 기특한 아이기도 하다.

또 몇날 며칠동안 초콜릿을 한입씩 아껴 먹으며 참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강한 아이로 자랐다.

이런 환경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찰리가 웡카씨의 후계자 테스트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던것 같다.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챙기는 찰리네 가족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웡카씨의 황금 초대장을 갖고 싶은건 찰리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았을 텐데,

찰리는 초콜릿을 사달라고 떼쓰거나 투덜되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는 모습이 엄마인 내 입장에선 정말 안쓰러웠다.

기대를 걸었던 생일선물로 받은 초콜릿엔 웡카씨의 황금 초대장이 없었다.

얼마후 찰리에겐 황금 초대장을 얻을 두번째 기회가 찾아 온다.

그러나 조할아버지가 고이 숨겨두었던 비상금으로 구입한 웡카의 초콜릿에도 황금 초대장은 없었다.

T V와 신문에선 황금 초대장을 발견한 4명의 아이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황금 초대장을 받은 4명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문제가 많은 아이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문제아의 뒤엔 항상 문제의 부모가 있다는걸 새삼 깨닫게 됐다.

TV에서 <우리 아이가 달라 졌어요!>를 봐도 모든 문제아의 뒤엔 심각한 문제의 부모들이 있었다.

물질 만능주의의 세상에 살아가면서 내 아이는 이중 4명의 아이중에 어디에 포함되나 생각해 봤다.

외동으로 자라서 뭐든 원하는건 다 해주고 있는 내아이의 문제점을 찾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다.

나 역시 문제를 안고 사는 부모는 아닌지 생각해 보는 뜻깊은 시간도 갖게 됐다.

 

 

 

 

 

 

 

 

 

결국 하늘의 기회인지 찰리는 눈 쌓인 도랑에서 50펜스 은화를 발견하고 가장 가까운 가게로 가서

웡카의 초콜릿을 구입해서 마지막 한장의 황금 카드의 주인공이 된다.

욕심이 없고 마음씨 착한 찰리에게 드디어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웡카씨가 초콜릿 공장으로 초대한 날을 하루 남겨놓고 정말 찰리에게 기적이 일어난거다.

아흔살이 넘어서 20년동안 침대에서만 생활했다는 찰리의 친할아버지인 조할아버지가 보호자 자격으로

찰리와 함께 공장견학을 간다.

조할아버지와 웡카의 공장에 초대 받아서 간 찰리는 멋진 초콜릿 왕국으로 환상같은 여행을 하게 된다.

다섯명의 참가자와 보호자들은 많은 종류의 신기한 초콜릿을 보게 되며, 그동안 베일속에 쌓여있던

초코릿 공장의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찰리는 초콜릿 공장에서 많은 모험을 겪으며 웡카씨의 테스트에 마지막까지 남게 되는 행운을 갖는다.

윙카씨가 황금 초대장을 만들어서 아이들을 공장에 초대한 이유는 공장을 물려 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찰리는 테스트에 통과해서 초콜릿 공장의 후계자가 된다.

하늘을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족들과 함께 초콜릿 공장으로 떠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나도 찰리네 가족을 따라서 초콜릿 공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웡카씨가 만들어 놓은 마법의 세계로 갈 수 있는 재밌는 책을 아들에게 빨리 보라고 해야겠다.

우리 빈이가 책을 읽고 나면 상상력과 창의력이 쑥쑥 올라갈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가 초콜릿을 좋아해서 우리집 냉장고에도 초콜릿이 정말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데,

초코릿을 먹을 때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생각날 것 같다.

마법과도 같은 책을 읽으며 웡카씨의 초콜릿 공장을 여행하고 온 기분이 드는건 왜일까??

책을 읽는 순간 만큼은 모두가 찰리와 함께 웡카씨네 초콜릿 공장으로 가는 마법의 문이 열리는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이가 읽고 나서 어떤 모험담을 내게 이야기 할지 정말 기대가 된다.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아들인데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읽고나서는 정말 수다쟁이 아들이 될것 같다.

잊고 있던 마법의 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읽어 보라고 모든 사람들에게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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