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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폭스 갬빗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19년 7월
평점 :
이 책의 기본 설정인 세계관을 동아시아출판사에서 올린 '육두정'에 대해 이해하고 나서 읽는다면 더 이해하기 수월하리라 생각한다.
1. 육두정 : 6개의 행성/가문의 대표자인 육두관이 다스리는 나라.
2. 칠두정 : 본래는 칠두관이 다스리는 나라였는데, 현재는 육두정이 됨.
3. 칠두정
1) 켈 분파 - 전투보병, 충성, 상징(잿불매)
2) 슈오스 분파 - 암살, 책략, 수학자, 상징(구미호)
3) 안단 분파 - 문화
4) 니라이 분파 - 기술,과학자
5) 라할 분파 - 치안
6) 비도나 분파 - 교리전파, 반체제 분자 재교육
7) 리오즈 분파 - 철학, 윤리(이단으로 소멸)
무고한 누명을 쓰고 난공불락의 요새를 탈환하라는 명령을 받은 ‘체리스’와, 그녀가 난공불락의 요새를 탈환하기 위해 꺼내든 비장의 카드 ‘구미호 장군’ , 망령으로서 감옥에 갇혀 있던 ‘구미호 장군’을 ‘체리스’가 풀어준 것은 그가 백전백승의 천재 전략가이기 때문이었으나, 문제는 그가 과거 수백만 명을 학살한 미치광이 범죄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그런 ‘구미호 장군’을 이용하는 방법은 오직 자신의 몸으로 흡수하는 것뿐. 우주 제국의 충성스러운 장교인 ‘체리스’는 기꺼이 ‘구미호 장군’을 흡수한다. 그렇게 ‘구미호 장군’과 하나의 몸을 공유하며 우주 전장에 나서게 된 ‘체리스’. 이처럼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체리스’의 캐릭터는 독자를 매혹시킬 뿐만 아니라,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무너트리기까지 한다. 젠더에 관한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러한 페미니즘 SF의 특성은 ‘체리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인폭스 갬빗』에 등장하는 군인은 여성이 대다수며, 야전에서 활약하는 군인도 함선에서 지시를 내리는 군인도 대부분 여성이다. 거기에 기술적으로 신체의 성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세계관 설정까지 더해져,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 현재의 젠더 감수성에 잘 부합하는 SF세계가 완성된다.
사실 전쟁이라고 생각하면 남성들이 주가 되어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들이 매우 많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사령관 및 지휘관과 대다수의 군인들이 여성의 성별을 가지고 있는 설정이기에 재미있게 읽었다.
연결고리 및 세계관이 명확해서 그러한 세계관을 이해하면서 읽는다면 그냥 읽는 거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소설이 될 것이다.
빈틈없이 촘촘한 설정과 구성이 다음 2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슈오스라면 아마도 이렇게 답할 걸세. 게임의 진정한 의미는 행동 교정에 있다고 말이야. 게임은 규칙을 통해 어떤 행동엔 제약을, 반대로 어떤 행동엔 이점을 제공하지. 물론 속임수를 써서 규칙을 흩트려 놓는 경우도 있지만, 거기에도 대가가 존재하는 법이니까. 이 또한 중요한 행동 교정의 요소라 할 수 있지.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실 세계에선 아무 의미도 없는 카드, 토큰, 기호가 게임 세계에선 엄청난 가치와 중요성을 가지게 되지 않나? 이 또한 게임 규칙 때문이지. 이에 비추어봤을 때, 모든 역법 전쟁은 서로 다른 규칙들이 경쟁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걸세. 그리고 그런 역법들의 원동력은 사람들의 신념 체계인 것이고. 역법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이런 식으로 게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네.” - p. 302~303
“하지만 원래 전쟁이란 게 그런 거 아니겠나. 그저 누군가의 미래를 앗아가는 일이지.” - p. 333
"나는 아제웬 체리스야." 더 이상 자신을 켈이라 칭할 순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슈오스 제다오기도 하지. 내가 누구든 간에, 아직 해야 할 싸움이 남았어."
p493
이단 한 명의 생명은 칠두정부 한 명의 생명과 동등한 값어치를 지닌다. 적군의 목숨은 결코 우리 병사의 목숨보다 못하지 않다. 이 간단한 수식을 그녀는 지금에야 비로소 이해했다. - p. 495
역법 전쟁은 마음을 다루는 싸움이다.
적절한 숫자를 적절한 마음에 대입한다면, 숫자는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 p. 4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