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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나는 결코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미지의 것에게는 공포를 느끼는 게 당연하고, 그러니 나는 타인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나에게 타인이 없는 삶을 살아가는 건 불가능하고, 그래서 나는 언제나 타인과의 거리감을 재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나는, 타인과의 거리를 잘 알 수 없어 먼저 다가가기를 꺼린다. 온갖 경우의 상처를 미리 느끼면서, 실제의 상처를 두려워하면서. 모욕을 먼저 느끼거나, 애꿏은 화를 내거나, 그게 다 어쩌면 나의 것들...... 많이 와닿지만, 또 많이 멀어서, 그런 내가 부끄럽다. 도시의 거리감을 느끼는 건 그저 나 혼자인가?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게, 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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