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횡단 특급
이영수(듀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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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야기를 횡단하기 위해] 독특한 관점, 읽기 쉬운 문장, 기억에 남는 몇몇 장면들. 어쩌면 듀나의 장점들을 모아둔 것 같은 소설집. 듀나는 항상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든다.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자 하기보다는 온전히 존재하는, 그저 쓰여진 이야기. 본인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캐릭터들에게 해준 것이 없다고 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캐릭터들을 더 자유롭고 매력적인 존재로 만들어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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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Chris 2020-12-1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읽어온 듀나의 소설집 중에 가장 마음에 오래 남을 작품들이 들어있었다. 표제작 <태평양 횡단특급>은 그 이야기하는 방식이, <히스 올 댓>의 경우 상황과 사건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첼로>는, 정말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로봇공학 3원칙을 반영한 로봇과, 그런 로봇의 파괴된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 여자라니.... 백합 분위기, 로봇 그 자체에 대한 상세한 묘사, 사랑을 이어나가는 과정 속에서의 고민과 딜레마도 너무 좋았다. 이런 작품이 왜 ‘미완성 픽스 업‘입니까! 소리치고 싶은 기분. 완성해 달라고 조르고 싶은 기분. <기생>은 그 기계중심적 세계관이 묘한 로망을 품게 만든다. 나머지 작품들도, 작가 후기에서의 언급처럼 여러 실험의 결과물들로 보이는데 결과적으로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