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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보다 먼저 읽는 첫 세계사 1 ㅣ 교과서보다 먼저 읽는 첫 세계사 1
한정영 지음, 이창우 그림, 김민수 외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12월
평점 :
저는 고등학교 때 세계사를 참 좋아했습니다. 세계사 선생님이 수업을 참 재미있게 해주셨거든요. 나이가 좀 있는 여자 선생님이셨던지라, 세계사 시간은 세계의 역사를 공부하는 시간이라기 보다 할머니께 옛날 이야기를 듣는 시간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제 6학년이 되는 저희 아이도 학창시절의 저처럼 세계사를 좋아했으면 하는 마음에 세계사 입문책으로 어떤 책이 좋을까 많이 검색해봤는데, 맘에 쏙 드는 책이 없더라구요. 그러다 우연히 북멘토에서 나온 < 교과서보다 먼저 읽는 첫 세계사 >를 접할 기회가 생겼는데, 제가 찾던 바로 그 책이었습니다! 아이가 세계사를 공부라고 생각해서 어렵고 지루하다 느끼는 일이 없도록,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책을 기대했는데, 그런 제 기대를 100퍼센트 만족시켜주는 책이었습니다. 우리는 저주라든가 미스테리, 불가사의한 일들에 관심이 많고, 그 내막을 알고싶어하잖아요. 이 책은 우리가 궁금증을 가질만한 이야기들로 시작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와 관련된 세계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 책을 한 번 펼치면 자꾸 읽게 만듭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발랄한 일러스트들은 믿지 못할 이야기들의 이해도를 높여주고, 재미는 배가시켜 주지요.
모든 이야기들이 다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이지만, 몇가지만 소개해볼게요~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한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연이어 목숨을 잃게 되는데, 정말 파라오의 저주가 실현된걸까요...? 실상은 투탕카멘 무덤 발굴에 관한 보도 독점권이 한 신문사에게 주어지자, 불만을 품은 다른 신문사들이 자극적인 보도를 해서 일어난 논란이래요.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었든간에 우연한 죽음들이 거짓은 아니니, 파라오의 저주가 아니었다고 단정짓기도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파라오의 저주 이야기로 흥미롭게 시작해 고대 이집트의 역사에 대해 찬찬히 훑어보고, 미라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물 흐르는 듯한 전개~!
더욱 깊은 이해를 위해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이라(2017)를 추천해주셨으니, 아이와 함께 영화 감상의 시간도 가져보려구요. 이런 친절한 깨알같은 팁 너무 좋습니다ㅎㅎㅎ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은 로마를 공격하기 위해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알프스산맥을 넘었다고 전해지는데, 정말 코끼리가 알프스산맥을 넘을 수 있을까요...? 열대 지방에 사는 동물인 코끼리가 춥고 험준한 알프스산맥을요~ 이게 사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1959년 존 호이트라는 청년이 실험을 해보았다고 해요. 코끼리에게 코트를 만들어 입히고, 부츠를 신겨서 알프스를 넘기 시작한거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비록 코끼리의 체중이 25킬로그램이나 빠졌지만 탐험대는 열흘 만에 알프스를 무사히 넘었다고 해요. 거짓말 같았지만 이 실험의 성공으로, 사람들은 한니발 장군의 코끼리가 실제로 알프스산맥을 넘었다고 믿게 되었답니다.
중세 유럽을 죽음의 땅으로 만든 흑사병은 당시 유럽에 고양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양이의 저주가 흑사병을 불러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죠. 정말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아서 흑사병이 유행한 것일까요...? 최근 노르웨이의 한 대학에서 흑사병이 어떻게 확산되었는지 연구했는데, 쥐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몸에서 살던 벼룩이 더 치명적이었대요. 하지만 주로 쥐에게 기생하던 벼룩에 의해 흑사병이 옮겨진 것은 사실이므로, 쥐를 효과적으로 잡았다면 흑사병이 그토록 퍼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흑사병이 퍼지기 전, 교황과 교회가 "악마는 검은 고양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하면서 고양이를 사악한 존재로 취급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고양이를 내쫓거나 보는 즉시 죽이기 시작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진 고양이 학살이 쥐를 활기차게 돌아다니게 했고, 그로인해 흑사병도 기승을 부린 것이죠.
이 외에도 믿을 수 없는 역사 속 이야기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권은 고대 문명의 탄생부터 16세기 루터의 종교 개혁까지 다루고 있는데, 2권에는 중세의 틀을 벗고 새롭게 변화하는 근대에서부터 산업 혁명, 세계 대전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까지 다루고 있다고 하네요. 2권의 내용들도 너무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책 속에 흠뻑 빠져있던 아이가 2권도 빨리 읽고 싶다고 성화여서, 주문해놓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세계사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안겨준 <교과서보다 먼저 읽는 첫 세계사>, 넘 감사한 생각이 듭니다. 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세계사에 대한 교양을 쌓고 싶은 성인들에게도 강추합니다!
* 북멘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