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가는 길 E. M. 포스터 전집 3
E. M. 포스터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인도의 더위는 모든 것을 녹여 버릴 정도로 뜨겁게 느껴진다. 이는 인간이 가진 모든 감정마저도 녹여 버리고 이성적 사고마저도 사라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도를 지배했던 영국인들은 이 뜨거운 더위를 피하고자 여러군데 여름 별장을 만들었고 더위를 피해서 고지대로 이동하거나 낮의 삶을 포기하고 밤에만 그들의 열정을 들어내곤 했다.


인도의 더위가 시작되기 전 그곳에 퀘스트양과 무어 부인이 도착한다. 이들은 인도가 낯설지만 신비롭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보여줄 미지의 땅으로 인식하고 있다. 마치 여행자들이 막 인도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느낀느 그 설레임을 그대로 간직한채 그들만의 목적에 맞춰서 식민지 인도 땅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이런 기대감 덕분에 영국인들과 좀 더 친밀하고 그들과 어떤 우정이라도 만들고 싶은 아지즈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어쩌면 식민지에 살고 있는 식민지인으로써 영국의 지배하에서 그들의 눈에 띄고 싶은 기회주의자적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기회는 무어의 친절 덕분에 쉽게 찾아오고 이 사건 덕분에 아지즈는 재판장에 서야하는 죄인이 되고 만다. 그가 그토록 원하던 영국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 된 것이다. 


아지즈가 재판정에 서게된 그 싯점에 인도의 열기는 이제 막 시작되고 그 절정을 향해서 달려가는 계절이 왔다. 모든 것은 더위속에서 그 경계를 파악하기 힘들고 사람들간의 뜨거운 열정 혹은 폭력적 열정은 더욱 달궈진다. 만일 이들이 그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면 아마 멈출수 없는 폭력적 폭주로 이어졌을 것이지만 퀘스트양의 순간적인 흔들림과 그녀의 양심이 버텼기 때문에 아지즈는 무사히 석방되고 그는 영웅이 된다. 하지만 아지즈는 인도인 답게 그 결과를 자신만의 의지데로 해석하고 그를 위해서 힘썼던 이들의 노력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마침내 오로지 그만의 편이었던 필딩과의 우정은 끊어지고 그는 그가 그토록 경멸하면서 실증내고 때로는 그의 종교적 감정에 호소하면서 버텨내는 인도의 품으로 돌아가고 만다. 이것이 모든것을 자신들만의 눈으로 바라보는 인도의 모습일까. 아니면 영국인이 식민지 인도에서 가졌던 마지막 호의면서 양심적 가책이 아니었을까. 


인도는 그렇게 아무런 해석도 이해도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인도인지 모르겠다. 영국이 몇세기에 걸쳐서 지배를 하고 그들의 문화와 시스템을 이식하고 인도인들을 바꿀려고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들만의 세상속에서 살며 그들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인도가 보여주는 있는 그대로의 인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그 인도를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인도는 그 속에서 온전히 인도인들만의 세상속에서 존재하는 것이지 외부에 살고 외부에서 바라보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니까. 


책을 다 읽고 느끼는 점은 왜 이 책이 포스터의 대표작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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